제목이 제일 어렵다
북촌 산책에서 든 생각
회계사는 대게 1월에서 3월에 가장 바쁘다
외부감사, 법인세 신고 등 결산업무가 몰려있어서다
나 역시 3월말까지 숫자에 대한 긴장을 놓지 못했다
2021년 3월 31일
마침내 모든 업무를 마친 저녁
회사 근처 북촌을 혼자 걸었다
아니, '거닐었다'가 더 어울렸던 산책
어느새 다시 봄이 와있었다
상쾌한 봄날 좋은 경치를 보니
많은 생각들이 몰려왔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두 번째 브런치북 쓰고 싶다
두 번째 브런치북을 향하여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마음을 끄적인 것이
첫 번째 브런치북
<안녕 아버지, 안녕 아빠>가 되었다
일상을 주제로 글을 쓴 경험은 처음이지만
돌이켜보니 대단한 준비과정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움의 단어들이 자연스레 짧은 글이 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 브런치북 쓰기는 자연스럽지 않다
주제를 이젠 억지로 떠올려 생각해야 한다
뭘로 글을 써 볼 수 있을까... 시간만 간다
시간만 보내고 있던 중에
잡지 혹은 유튜브에서 이런 글귀를 보았다
엉망인 글을 쓰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엉망인 글을 쓸까 두려워
글을 쓰지 않고 망설이는 것이다
일단 쓰자, 그냥 쓰자, 또 쓰자
4월의 어느 날 드디어 주제를 정했다
'자동차'
이동수단을 넘은 동반자 같은 존재다
두 번째 브런치 북은
자동차에 대해 뭐라도 써보자 결심한다
제목이 제일 어렵다
그런데 또 망설인다
"제목은 뭘로 하지?"
브런치북 한 번 써봤다고 제목부터 고민한다
제목을 고민한다는 핑계로
또다시 글쓰기에 대한 게으름이 찾아온다
4월의 고민이었는데 어느덧 6월
우연한 계기로 현재 나는
6단 수동변속기가 달린
현대자동차의 <벨로스터Veloster N>을 타고 있다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와
현재 운전하는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어
<수동차를 타는 회계사>로 제목을 정했다
영화 내용과는 전~~~ 혀 상관없지만
마음에 든다
제목이 마음에 드니
내용이야 어쨌든 글을 써보고 싶다
오늘은 일단 EPISODE 1을 시작했다
이제 EPISODE 2를 목표로 출발한다
빠바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