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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태진 Oct 30. 2017

하늘에는 낮과 밤이 있고, 사람에게는 활동과 잠이 있다

서화 평화마을 칼럼-4



天有晝夜 人有寤寐 (천유주야 인유오매)

하늘에는 낮과 밤이 있고사람에게는 활동과 잠이 있다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자연과 나의 리듬을 맞추는 것입니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생기는 온도와 빛의 변화에 나의 몸 상태를 맞추는 것입니다. 하루의 리듬을 타면 자연스럽고 편안하지만 리듬이 어긋나면 이유 없이 몸은 피곤하고 마음은 날카로워집니다. 낮과 밤에 따라 몸의 상태를 바꾸는 것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37억 년 전 최초의 생명도 그랬을 겁니다. 사람처럼 깊이 자는 것은 좀 특별한 일이긴 하지만 모든 생명체들이 낮과 밤을 알고 잠을 자고 있습니다. 

지구와 나의 리듬을 맞추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이 있고 없음입니다. 야간의 빛이 건강을 해치고,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야간근무, 도시생활,  TV 시청 때문에 밤에도 밝은 빛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잠자는 것을 어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잠은 짧은 파장의 푸른색 빛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노란색과 붉은색의 빛에는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촛불이나 화장실의 노란 불빛에는 잠이 깨지 않지만 형광등이나 TV, 스마트폰의 빛에는 잠이 방해를 받습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은 해가 진 후에는 밝은 빛 자극을 멀리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텔레비전과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을 멀리하세요. 동의보감에서는 잠이 부족하거나 술과 여색에 빠지면 정이 고갈된다고 했습니다. 


정은 지극한 보배이다

한의학에서는 정기신(精氣神)을 우리 몸의 보배라 하고, 특히 정(精)을 중요하게 여기고 지키라고 했습니다. 精(정)은 쌀 미(米)와 푸를 청(靑)이 결합하여 의미를 이루는데, 매일 먹는 음식물에서 만들어지는 푸른 생명력을 의미합니다. 음식을 먹고 하루를 살면 매일 조금의 에너지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큰 힘을 내기 위해서는 바로 써버리지 말고 아끼고 모아서 우선 충만해지라고 합니다. 정(精)이 충만하면 기(氣)도 왕성하고 신(神)이 밝고 또렷하게 되어 지혜가 생기고 사소한 일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됩니다. 나이에 따라 타고난 기질에 따라 강하고 약함의 차이는 있지만 아끼고 모으면 누구나 정(精)이 충만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밤에 잠을 자면서 정을 기르고 모으면서 다음 날의 활동을 준비합니다. 가끔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잠을 적게 잘 수도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잠을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精)을 비축하는 것은 은행에 돈을 저축하는 것과 같습니다. 언젠가 중요한 일에 쓰기 위해서 돈을 모으는 것처럼, 필요할 때 힘을 쓰기 위해서 정(精)을 잘 모아두어야 합니다. 모아둔 돈이 없으면 급할 때 대출을 받아야 하고,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이자가 높은 곳에서 돈을 빌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모아둔 정이 없는데 계속해서 빼서 쓰기만 하면 몸은 병들고 특별한 이유 없이 아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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