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 멋있다고 믿었다.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사람이
믿음직스럽고 어른스러워 보이는 줄 알았다.
한 번 한 말은 끝까지 책임지려고 했었고,
주관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
어떤 분야든 파고들어 내 견해나 취향을 늘 정해두곤 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게 나를 옭아매는 순간들이 있었다.
때로는 내가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사과하는 게 어려워 미루기도 했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인정했지만,
그걸 입 밖에 꺼내는 순간 내 입장이 약해지는 것만 같아서.)
그러다 보니 ‘틀리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생각을 확정짓지 않는 습관도 생겼다.
유연한 태도라고 착각했지만,
사실은 두려워서 흐릿한 대답만 반복했던 게 아닐까.
오늘은 며칠 동안 내 마음을 괴롭게 했던 일의 중심에 있던 친구가 나를 부르더니,
진지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
사실, 그냥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 순간 알았다.
잘못과 실수하지 않는 것 보다,
틀렸을 때 바뀌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더 빛나는 거라는 걸.
나는 이제야 (지금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