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 그런가 드라마에서도 여기저기 다정이 인기다.
다정함은 손을 내미는 향이다.
가볍고 따뜻해서 곧바로 공기 속으로 번진다. 베르가못이나 네롤리처럼,
망설임 없이 먼저 다가가 마음을 밝힌다.
그래서 다정함은 지금의 사랑이다.
여기 있다는 신호, 괜찮다는 안심, 오늘을 함께 버틸 수 있다는 조용한 선언.
애틋함은 조금 다르다.
조향으로 말하면, 바로 뿌려지지 않는 노트다.
원액 병 안에서 오래 숙성되며, 꺼내는 순간을 스스로 미루는 향.
미르나 아이리스, 혹은 아주 옅은 스킨 노트처럼.
애틋함에는 망설임이 있고, 그 망설임 속에 소중함이 있다.
너무 다정해지면 흘러가 버릴까 봐, 너무 가까워지면 깨질까 봐.
그래서 마음은 한 발 뒤에서 숨을 고른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블렌딩된다.
다정함은 표면에서 위로하고, 애틋함은 깊은 곳을 서성인다.
다정함이 지금의 온기라면, 애틋함은 오래 남기기 위한 선택이다.
쉽게 퍼지지 않기 위해, 함부로 소진되지 않기 위해.
(짝)사랑은 결국 얼마나 빨리 다가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애틋한가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겨울은 무의식이 담긴 베이스노트의 독특함에 후한 계절이다.
나의 애틋함을 향기로 전해도 무리 없을 시기라고나 할까?
이상하고 독특하지만 나름 숨겨진 애틋함을 지닌 묵직한 향으로
나의 마음을 전해보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다정은 봄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