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말은 누군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입에서 나오는 순간 형체를 남기지 않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상대의 마음에라도 닿으면 좋을 것 같은데, 마음은 커녕 고막에 닿았는지 알 수도 없다. 이런 걸 생각해 보면 위로를 해 준다는 건 눈이 한 두 송이 내린 후 금방 녹는 것처럼 허망하게 느껴지는 것 만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로가 무의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말 뿐이지만, 힘겹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마음의 추위를 막아줄 담요가 되어주고, 위로받은 그 감정은 무의식 속에 스며들어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치 눈이 땅 위에 소복이 쌓이게 되면 겨울의 찬 바람을 막고, 이윽고 봄이 되어 녹으면 땅으로 스며들어 새싹을 틔울 수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