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편안한 나를 만날 계획을 세운다.
누군가를 만나
적당한 말을 골라내고
표정을 관리하느라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는 시간.
아무에게도 기대하지 않고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온전히 나로 존재하는 하루
집에서
그동안 미뤄뒀던 시리즈를 몰아보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과자 봉지를 뜯으며 행복을 느끼는 날
커튼을 치고
핸드폰 알림을 끄고
세상과 적당한 거리를 둘 거다.
반짝이는 거리도
북적이는 사람들도
화려한 파티도 필요 없다.
따뜻한 거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그리고 나
관계에 에너지를 뺏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하루다.
외롭거나 쓸쓸할 것 같다는
오해를 받아도 딱히 상관은 없다.
나는 나를 회복시킬
그날이 너무 기대가 되니깐.
이것이 내가 바라는
크리스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