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있지만,
이게 정말 '쉰 건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돈을 주고 샀다면 별점 1점도 아까운,
그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안 풀리는 일로 고민하다가
일과 상관없는 생각들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음악을 듣고, 유튜브도 보며
휴식을 가진다고 생각했지만
개운하진 않았다.
답답함이 가시지 않아 도서관을 나와
복합센터 안을 목적 없이 걸었다.
딱히 갈 곳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냥 움직이고 싶었다.
걷다 보니 평소에 가보지 않던
2층 복도의 끝에 다 달았다.
창가에 가까워지자
1층 수영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이른 오후라 사람은 아무도 없는
빈 수영장을 내려다보았다.
처음엔 잔잔한 물결을 보며
'시원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없구나'
'생각보다 넓네'
'수영장 물은 언제 갈까'
그런 사소한 생각들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물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마치 생각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끊긴 듯
머릿속은 완전히 멈춰있었다.
나는 비로소 온전히 쉬고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내가 찾던 '휴식'은
바로 이런 시간이었구나
나는 하루 종일
온갖 자극 속에서 살고 있었다.
스마트폰 알림, 뉴스, SNS, 메시지들.
저녁이나 주말에도 예외는 없었다.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고,
여러 소리들이 귀를 때렸다.
집에 있어도 영상이나 음악을 틀어놓은 채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안 한다고 생각할 때조차
머릿속에는 내일의 일과 걱정들이
쉴 새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빈 수영장은 달랐다.
볼 것도, 들을 것도,
생각할 것도 없었다.
아무 자극도 들어오지 않는
아무것도 처리할 필요 없는 시간이었다.
일상 속에서 이런 고요는
좀처럼 찾아오기 어렵다.
가만히 있으려 해도
자꾸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몰려온다.
그래서 요즘은
'쉬는 법'을 연습하려 한다.
다른 자극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노력한다.
창밖의 구름 한 덩어리를 보고,
가만히 벽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특별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고요한 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생각들이 줄어들고
머리에 휴식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