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과 고통은 한 몸이다

아픔을 인정할 때 비로소 옅어지는 것들

by 새벽의숲

우리는 행복을 좇고 불행은 피하려 애쓴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즐거움의 총량은 늘리고, 고통의 부피는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바로 그 믿음 때문에 더 자주 괴로워진다.


즐거움과 고통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한 몸이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가 짙어지듯, 모든 행복의 뒷면은 언제나 아프다. 이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괴로움의 실체는 옅어지기 시작한다.


사랑을 예로 들어보자. 누군가를 깊이 좋아하게 되면,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아무렇지 않게 던진 농담이 온종일 머릿속을 맴돌고, 답장이 늦어지는 짧은 시간에도 불안을 느낀다. 상처받기 싫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사랑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사랑을 택했다면, 그로 인해 생기는 시린 마음까지 기꺼이 끌어안아야 한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포함된 필수적인 대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치는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는 종종 남의 화려한 성취를 부러워하지만, 정작 그가 그것을 얻기 위해 지불했을 고단함은 보지 못한다. 누군가의 높은 지위가 부럽다면 그가 견뎌야 하는 무거운 책임과 평가의 불안도 함께 부러워해야 마땅하다.


그러니 질투에 사로잡히는 대신, 시선을 돌려 질문을 바꿔보자. "나는 저 성취를 갖지 못했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저 치열한 고통을 겪지 않음으로써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한다. 누군가가 밤새워 성과를 낼 때, 나는 그 대가를 치르지 않은 덕분에 저녁의 평온을 얻었고 소소한 일상의 자유를 지켰을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만 매몰되지 않고, 그 반대급부로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 이것이 타인의 삶이 아닌 나의 삶을 긍정하는 방법이다.


괴로움은 대부분 이 자연스러운 균형을 거스르려는 욕심에서 시작된다. 동전의 앞면만 가지려 하고 뒷면은 보지 않으려 하거나, 남이 가진 동전의 앞면과 내가 가진 동전의 뒷면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든다. 좋은 결과만 손에 쥐고 그에 따르는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려 하니 삶이 버거워질 수밖에 없다.


인생은 무수한 선택의 연속이며,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것의 그림자까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내가 걷는 길에서 마주치는 고통은 부당한 형벌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누리는 즐거움에 포함된 정당한 비용이다.


고락(苦樂)은 언제나 한 몸이다. 이 사실을 알면 기쁠 때 과하게 들뜨지 않고, 아플 때도 자신을 쉽게 부서뜨리지 않게 된다. 삶이 덜 아파지는 순간은 고통이 사라질 때가 아니라, 그것이 왜 여기 있는지 이해했을 때 찾아온다.


어쩌면 성숙함이란, 행복의 뒷면이 아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하고 삶을 선택하는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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