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내 삶을 무겁게 할 때

by 새벽의숲

무심코 넘기던 화면 속에서 "들꽃처럼 살아라"는 문장을 만났다. 흔한 말이었는데 그날따라 그 문장이 발등에 툭 떨어져 한참을 머물렀다. 들꽃. 누가 봐주길 기다리지도 않고, 화려한 이름표가 붙지 않아도 그 자리에 그저 피어 있는 존재. 그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내 삶이 그 반대편 어디쯤에서 줄곧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의 시선 앞에서 몸이 굳어버리는 건 늘 '특별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 처음 취미를 시작할 때조차 남들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계산. 모든 행위가 그저 행위로 남지 못하고 나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지가 되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삶의 가벼운 행위들을 얼마나 무겁게 만드는지 그때는 몰랐다.


거리를 걸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릴 때에도 사람을 의식하고, 카페에서 책을 읽을 때도 은근히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세를 고쳐 잡는다. 사진 한 장을 찍을 때조차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수십 번을 고민한다. 내가 나로 존재하기보다 남이 보는 나를 연기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점점 답답해진다.


들판의 꽃은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는다. '잘 피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그저 '피어 있음'에 온 힘을 다한다. 평가의 세계 밖에서 살아가는 저 무심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특별해지고 싶다는 욕망은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는 일과 같았다. 내가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름 모를 풀꽃처럼 존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인정하는 순간 마음의 공간이 조금씩 열린다.


오늘도 여전히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내가 굳어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아주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을 믿어보고 싶다. 들꽃이 피어나는 데는 타인의 허락이 필요하지 않다. 나 역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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