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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치 Aug 17. 2023

인생의 기획을 왜 안했을까?

기획으로부터 나를 이해하다.

”기획으로부터 나를 이해하다.“


성인이 되고, 사회인이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은 뭘까”? 단순한듯하지만, 또한 막연한 이 질문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약 8년여 동안 내 안에서 꿈틀대며, 때때로 내 자존감을 갉아 먹기도 하고, 나라는 사람에 대한 정체성을 의심하게도 했다.

우연한 계기가 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었다. 나는 “개발자”로서 사회에 발을 내디뎠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이외, 다른 분야에는 일절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현재 회사에서 우연히 “기획에 가까운 설계” 업무를 맡게 되었다. 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개발과 다르다고만 생각해서, 부정적으로 배척하는 마음가짐으로 “내가 왜 이 업무를 해야 하지?”라는 의구심과 빨리 내 영역에서 없애고 싶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렇게 약 1년 동안의 첫 기획·설계를 담당했던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서, 나의 1년을 회고했었다. 나는 그야말로 볼품없는 태도 그리고 부정적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한 명의 사무직이었다. 


이게 과연 내가 바라던 나의 모습인가? 라는 생각이 내 안에서 꿈틀했고,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라는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나는 개발이하고 싶다. 근데 나의 역할은 개발이 아니다. 그래서 하기 싫다. 라는 단순한 답변이 나왔다. 그렇다면 나는 왜 개발이 하고 싶었던 거지? 이어지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누군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엇”을 만드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였다. 어? 그렇다면 좀 더 상위 관점에서 본다면 기획·설계와 개발은 공통으로 ”만드는 것“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고찰과 사유 속에서 "기획"이란 녀석은 무엇인가? 내가 내린 정의는 아래와 같다.


“기획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을 무에서 유로 창조해내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작고 단순한 것도 나 또는 타인이 가진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기획의 틀에 포함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정의를 스스로 내린 이후, 나는 먼저 나를 기획하기로 마음먹었다.

나 자신의 앞으로 인생에 대한 설계 또한 기획의 한 갈래이다. 기획 대상이 타인에서 나로 바뀌었을 뿐, 타인의 심연 속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하고 싶은 것 인지 파악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왜 하고 싶은 것일까? 타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하고 싶은지 고민은 하면서 왜 "나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걸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하고 싶은지 명징하게 정의하고 달성하기 위해서 삶을 설계하는 것도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 또는 어려움이라기보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움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즐거움을 개척하는 기회로 보기로 했다. 아직도 고민의 끝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를 기획해나가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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