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2 아침 7시. 호스텔에 있는 커피포트로 커피를 내려마시고 공항으로 떠났다. 마드리드의 아침은 차갑다.
지하철 안으로 들어왔다. 지하철 칸에는 대략 100명 정도가 있었다. 거기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나를 포함 3명 정도뿐이었다. 곳곳에 마스크를 쓰라고 공익광고들이 있었다. 하지만 경각심을 모르는 이곳 사람들이 걱정스러웠다.
공항으로 들어왔다. 한국인처럼 보이는 사람은 마스크를 차고 있었다. 그런데 희한했던 게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꽤나 있었고 그 사람들은 캐리어를 끌고 돌아다닌다. 그들의 이야기 소리가 커서 들어봤는데 중국인들이었다. 저렇게까지 여행을 하려는 그들의 의지가 대단했다.
이륙
이번에는 무탈하게 비행기를 탔다. 오전 11시 20분에 비행기는 이륙했다. 이젠 유럽도 안녕이다.
저녁이 돼서야 모스크바로 왔다. 이곳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비행기와 공항을 있는 브릿지는 없었고 비행기 뒷문으로 나와 셔틀버스를 탔다. 공기가 스페인과는 사뭇 다르게 추웠다.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와서 환승게이트로 향했다. 20분 정도 걸어 도착지에 왔다. 지나가는 길에 마드리드에서 보았던 것처럼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중국으로 입국하는 곳이었다.
서울로 가는 비행기의 게이트에 와서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서서히 한국인들이 모이는데 반가웠다. 비행기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이젠 진짜 안녕이다. 한국으로 돌아가니 없어진 설렘이 다시 생겼다.
면세점
90일간의 여행이 끝이 났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시작해서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그리고 덤으로 한 모로코 여행. 여행을 시작할 때는 여행이 끝나면 무언가 대단한 것을 깨달을 거라 믿었지만, 일상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사람의 성숙되는 건 여행 때문이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오는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여행하면서 좋았던 것은 있다. 여행 중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서 많은 걸 도움받았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들을 다신 만나지 못해도 그들의 고마움은 지우지 않고 살겠다. 그나저나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 어떻게 적응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