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3 "몇 년 전에 한국에 교환학생 갔을 때 한국 화장품 진짜 좋았어." 어제 '아냐'가 스쳐 지나간 말이 떠오른다. 그래 한국화장품을 선물해주면 되겠다. 구글맵으로 찾으니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더 페이스샵'이 있다. 그곳을 찾아가는 것을 오늘 하루의 시작으로 해야지. 오후가 되어 나갔다.
더 페이스샵은 번화가의 쇼핑몰에 있었다.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1시간 정도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했다. 전혀 안 보인다. 쇼핑몰이 더워 땀만 주룩주룩 난다. '아 딴 거 사야 되나?' 그 생각이 드는 순간 구글에서 더 페이스샵이라고 알려준 곳 맞은편에 한국화장품을 모아서 파는 곳이 있는 것이다. 저기서 고르면 되겠다.
화장품 가게는 한국의 그것과 비슷했다. 적당히 둘러보다가 달팽이 크림이 괜찮아 그것을 골랐다. 샘플까지 챙겨준다. 종이 백안에 넣어주는데 선물용으로 바꿔달라고 했다. 종이백에서 꺼내서 선물용 백에 넣어주는데 돈을 더 달라고 한다. 그냥 종이백으로 바꿨다. 쇼핑몰 밖으로 나가 선물을 다시 확인했는데 샘플을 빼먹은 것 같다. 다시 가서 달라고 해야 하나 해야 하나 고민했다. 어차피 가봤자 말 안 통해서 달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한번 가봐야지. 가게로 돌아가 직원한테 말했는데 의미 전달이 안돼서 포기했다. 그냥 나가기 뭐해서 핸드크림도 하나 더 샀다. 밖으로 나가니 4시쯤인데 밤처럼 어두웠다. 약속시간이 5시니 후딱 가야겠다. 가는 길에 한식당에 들러서 소주도 샀다. 3병 정도를 사려고 했는데 하나당 9000원 정도 해서 맛보기로 하나만 사기로 했다. 한국에 비하면 상당히 비싸다.
약속시간에 '아냐'의 집에 도착했다. 그녀의 친구들이 왔는데 다 여자다. 남자는 '아냐'의 아버지만 계신다. 어... 뭔가 부담스럽다. 남자 한두 명만 있었어도 편했을 건데 솔직히 조금 불편했다. 그래도 술 들어가고 하면 괜찮아지겠지.
파티가 시작했고 가족과 친구들이 건배사를 한다. 아냐의 아버지가 아냐를 위해서 상당히 좋은 샴페인을 사셨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특별한 날에는 좋은 술을 마시는 것 같다. 러시아 가정식들이 나오고 코스요리 식으로 홈메이드 음식이 나왔다. 진짜 맛있는데 뭔가 마요네즈를 많이 섞어서 느끼했다. 김치 먹고 싶다. 2시간 정도 요리가 나오고 디저트와 티타임을 했다. 석류로 만든 케이크가 상당히 맛있었다. 먹은 음식들 중에서 젤 맛있었다. 선물 오픈식도 한다. 한국의 생일파티랑 좀 다르다. 여기가 더 옛날 중고등학생 때 생일 파티하는 느낌이다. 순수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술은 샴페인 2개와 일반 와인과 홈메이드 와인, 소주까지 있었다. 소주병으로 회오리 만드는 법이랑 병 밑에 불을 비추면 색깔이 예뻐지는 것을 보여주니깐 사람들이 환장한다.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는 소주가 최고인 듯하다.
7잔 정도 마시니깐 술이 취한다. 그리고 여태껏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평소에는 피곤함을 못 느끼는데 취하기만 하면 피곤하고 잠이 밀려온다. 버티다가 도저히 안돼서 옆방에 들어가 소파에서 잠을 잤다. 아냐가 내 상태를 수시로 와서 살펴주는데 고마웠다. 한 시간 정도 자다가 다시 들어가겠다고 했다.
잠 좀 자고 일어나니 괜찮아졌는데 숙취가 몰린다. 머리가 띵했다. 사람들은 노래방을 켜고 춤추고 논다. 머리가 좀 아프지만 따라서 춤을 췄다. 어느 정도 놀다가 다시 옆방에 들어가서 쉈다. 아냐와 친구도 쉬고 싶어서 들어왔다. 놀다 쉬고를 반복하면서 3시까지 파티를 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