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4 "토요일에 댄스 공연하는데 보러와." '아냐'는 내게 자신의 공연에 초대를 했다. 낮 12시까지 가야하는데 어제 파티의 숙취 때문에 일어나기 힘들었다. 겨우 4시간만 자고 약속장소로 갔다. 조금 늦게 갔는데 아냐와 이틀 전에 봤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공연시간은 늦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공연들
공연 장소로 들어가니 이미 다른 공연을 하고 있다. 나는 공연을 구경하였고 아냐일행은 무대 뒷편에서 공연준비를 하러갔다. 공연들을 보니 약간 허술하다. 느낌이 지역주민들 장기자랑같은 걸 하는 공연인 듯했다. 솔직히 재미가 없어서 졸다가 아예 자려고 하던 찰나 '아냐'댄스팀이 등장한다. 더 자고싶었는데 깼다. 정신 차리고 공연을 봤다. bts의 '피땀눈물'에 맞춰 춤을 춘다. 취미로 춤을 하는 거라 기대안했는데 잘한다. 중구난방으로 하지않고 춤추는게 잘 맞는다.
bts의 '피땀눈물'을 맞춰 춤을 췄다.
아냐의 공연이 끝나고 어떤 여자애가 기예공연을 하는데 얼굴이 다리에 들어갔다가 요리조리 막 움직인다. 진심 신기했다. 오늘 공연 중에서 제일 박수를 많이 받았다.
신기하다.
아냐와 친구들이 돌아와서는 연습한 것보다 잘안됐다면서 실망한다. 그래도 괜찮았다. 네 공연이 최고였다고 칭찬했다. 거짓말하지 말라는데 아까 보다는 얼굴색이 나아졌다. 기분좋으면 됐지뭐. 공연을 초청한 아저씨와 같이 사진찍고 밥먹으러 번화가로 갔다. 유명하다는 카페에 가서 아냐가 추천해 준 토마토 수프를 먹었는데 맛이 좋다. 그런데 수프여서 배가 썩 차지는 않는다.
아냐의 친구 중에 '리사'라는 친구가 유독 눈에 띈다. 엄청 까불면서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데 계속 말을 건다. 그모습이 웃겨서 나이를 물어봤다. 한국나이로 20살이라고 한다.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발랄함은 20살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나도 스무살 때 저랬나 한번 생각해봤다.
카페에서 나와 근처에 유명한 성당으로 향했다. 날이 어둡고 눈이 섞인 비가 내린다. 숙소로 가고 싶었지만 참고 갔다. 이내 비가 그친다. 다행이다. 성당을 구경하는데 다른 곳에서 본 그것들과 비슷하다. 별 감흥이 안느껴진다. 이제 러시아를 떠날 때가 서서히 오는 것 같다.
성당
성당
성당을 보고 맥도날드로 갔다. 춥고 배고팠는데 여기서 그 모든게 해결된다. 여기 그대로 있고 싶었다. 그런데 아냐는 강가의 야경이 예쁘다며 가자고 한다. 그냥 숙소로 가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따라갔다. 강가로 가는 건 나와 아냐, 리사 이렇게 셋이서 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
강가로 가는데 한시간 정도 걸었다. 가는 길에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친다. 패딩과 얼굴이 다 젖는다. 속에서 짜증이 마구마구 솟는다. 참자. 참으면 예쁜 광경 볼 수 있겠지. 강가로 도착하니 야경이 확실히 예뻤다. 하지만 내리는 비때문에 눈이 제대로 안떠져 후딱 보고 강가를 벗어났다. 아냐'를 살짝 봤는데 아냐도 비 때문에 화장이 다 번져있었다.
네바강의 모습
시간이 늦어 리사가 집으로 가기 힘들어 강가 근처에 있는 아냐의 집에 가서 자기로 했다. 집으로 따라갔다가 화장실이 쓰고 싶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셋이서 1시간 반정도 티타임을 가졌다. 티타임하는데 리사가 까부는게 진심 웃기다. 아냐가 내일 뭐하는지 묻는다. '에르미타주'박물관에 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밤에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다. 러시아의 여행이 서서히 끝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