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0 아침으로 바게트, 식빵, 비스킷과 잼, 마가린이 나왔다. 거기에 커피까지. 간단한 식사를 했다. 2시간 이내로 배가 꺼질 것 같다. 밖으로 나오면서 기부함에 돈을 넣었다. 20유로를 넣었다가 생각이 바뀌어져서 안에 있던 5유로를 꺼냈다. 다른 분들도 15유로를 냈다고 한다. 장기 여행이라 돈을 아껴야 된다는 궁색한 변명을 속으로 되뇌었다. 그래도 사설 알베르게 숙박비만큼은 냈다고 위안 삼았다.
어제 하루 묵었던 성당. 따뜻한 날이었다.
새벽거리는 조용하다.
길이 평탄하다. 첫날에 비하면 너무나 쉬운 길들. 하지만 그런 안일한 생각은 곧 사라졌다. 길은 무난한데 맞바람이 너무 세차게 분다. 머리가 다 뒤집어지겠다. 바람이 뒤에서 불었으면 좋았을련만...
길이 평탄했다.
아침에 부실하게 먹은 탓인지 역시나 배가 미친 듯이 고프다. 다행히 허기질 때 어느 마을에 도착했다. 광장에 있는 바에 들어가서 계란 오믈렛 같은 것과 직접 짠 오렌지주스를 시켰다. 다 합해서 5유로다. 가성비 좋다.
트렉터가 예뻤다.
끼니를 해결하고 마을을 두 개 정도를 지났다. 오늘 묵을 곳을 찾아야 한다. 알아본 알베르게가 문을 여는지 확실치 않아 전화를 걸어봤다. 다행히 전화는 됐다. 우리가 도착하면 문을 열어준다고 한다. 2시쯤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체력은 남아있어 5km 정도를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5km 간 다음 나오는 마을에 문을 연 알베르게가 없었다. 곧 도착할 마을에 문을 연 알베르게가 있다고 한다. 전화를 해서 사실인지 확인했다. 주인분이 받으시더니 도착하면 다시 전화를 해달라고 한다. 우리 일행은 저곳에 가기로 결정했다.
점심을 먹은 마을에서 본 한 성당.
알베르게에 도착하고 전화를 했니 10분 정도 있다가 주인분이 오신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앞에 있는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 주인분이 차를 타고 오셔서 문을 열어주었다. 건물 안은 시설이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주인분은 장사가 되질 않아 곧 처분한다고 우리에게 말한다. 하긴 여기 마을이 조그마해서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을 듯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각자의 침대에 누워 오후의 여유를 만끽했다. 4명이서 집을 전세 낸 느낌이었다. "오늘 더 걸었어야 했는데 체력 남아돌아서 아쉬워ㅠㅠ" 아까 걸으면서 힘들어서 말이 없던 유하가 푸념을 한다. 얘는 항상 쉴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스페인 국기
체크인할 때 주인분이 떨이로 파는 스파게티 재료를 싸게 샀다. 마을 주변에 슈퍼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인분은 우리에게 필요한 게 있음 전화하라고 연락처를 남겨주고는 어디론가 떠났다. 주인분이 알베르게에 정이 떨어진 게 느껴진다.
표지판
사온 재료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다. 햄을 넣고 만들었는데 꽤나 맛있었다. 배도 어느 정도 찼는데 금방 꺼질 것 같았다. 삼겹살에 된장찌개랑 밥이 땡긴다.
주인분은 이 알베르게를 거의 내팽개치다시피 하신다. 숙소에 안 머무르고 다른 마을에 있는 자기 집에 계신 거였다. 필요한 게 있어서 전화를 했다. 한참을 있다가 오신다. 필요한 건 다 해결되었지만 오신 발걸음이 미안해서 알베르게에서 파는 생맥주를 시켜먹었다. 일찍 숙소를 머무르니 오랜만에 여유로웠다. 이 여유를 우섭이 형도 같이 즐겼으면 더 좋았을 건데 형님은 점프를 하셔서 우리보다 이미 앞질러 가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