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리다.

덕분에 다시 찾은 평안.

by 하모니블렌더

3년 전 이맘 때 나는 인생 최대고민을 했었다. 결정을 했다. 경제활동과 그 외의 모든 활동(교회언니인 내게 교회생활까지 내려놓게한)을 다 내려놓고 1년 365일을 영어 앞에 자존심 탈탈 털어가며 다시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20명의 팀원들과 한 배에 오르게 된 것이었다. 그 이후에도 한 달간 나는 수많은 고민을 끙끙 앓고, 온갖 부정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를 폴폴 풍기고 다녔다. 팀원들의 말로 나는 '그 누구도 다가오지마라'라는 벽을 치고 다녔던 누가봐도 힘들고, 어두운 아이였다. 그도 그런게 가장 열정적으로 살아야할 타이밍에 걱정 한다발 들고 다니고 어깨는 축 쳐져가지고 세상 우울한 표정으로 다니니, '쟤 여기 왜 온거야?'라고 할 수 밖에.


그 때 만났던 팀원 한 명, 한 명. 내 인생에 가장 열정적인 우리팀 20명을 만났고, 우리팀을 제외한 3팀 그러니까 60명, 총 80명의 팀과 우릴 이끄는 코치님, 헬퍼님들과 함께 그렇게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고 열정을 뿜는 그런 1년을 보냈다. 뿜었기보다 배웠던 시간이다. 아, 이렇게 치열하게 해야 하구나.를 처음 제대로 배운 곳이었다. 내 인생에 가장 인상깊었던 배움의 터는 어디인가, 했을 때 1초의 망설임없이 소리드림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오랜만에 그 때 우리의 리더였던 녀자,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이 여자, 손리다를 만났다.

8시에 만나기로 했지만 역시 이 곳은 한국인가보다,했던게 야근을 해서 9시에 만나게 되었다. 2시간 반이란 짧지만 깊은 시간 중에 나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고쳐먹을 의지와 열정이 생긴 것이다.

사람 하나 덕분에, 나는 똑같은 상황과 어차피 내렸을 결정에 어차피가 아닌 '배울거리'와 '경험'에 '기대감'을 갖기로 한다. 이 시간부터 이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감사할 것이다.



어제도 그랬다. 정말 친한 교회 언니, 동생들과 모이는 자칭 네자매라고 불리우는 소중한 친구들과 만나 이런저런 20대 후반을 시작하고 이미 진행중이여 30대 초반을 살아가고 있는 대화는 4-5년전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불과 2년 전의 대화도 달랐다. 여러 면에서 성숙해져가고 있고, 나름대로 그 삶에서 전장터에 나간 느낌으로 또는 광야에서 소리를 외치는 자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오늘 만난 손리다언니의 삶 역시 그랬다. 언니는 나와 함께 영어공부를 시작했을 그 무렵이 28살의 딱 지금 1월 말이었다고 한다. 정확히 1월 18일이 우리의 시작일로 기억한다. 언니에게 말했다. "와.. 어떻게 내 나이에 그걸 시작할 생각을 했어요? 대.다.나.다.." 우리가 면접을 보고 들어가고 싶어 간 거지만 사실 그 말은 곧 헬게이트 입성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자는 시간 빼고 우리가 그 프로그램에 계속 속해있는거나 마찬가지인 삶이었으니 말이다. 그치만 우린 1년 후의 우릴 함께 기대했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난 그동안 뭘 어떻게 내 삶을 살아온거지'란 생각과 반성, 그리고 후회를 넘어 이젠 제대로 살아보겠다라는 마인드를 내 주변사람들과 직접 부딪혀보며 매일매일 느꼈다. 그래도 사람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나는 나였고, 나이기 때문에. 내 기준치의 성실함은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발톱의 떼만큼이었고, 충격적이었지만 결국 받아들이기로 하고 나만의 레이스를 바라볼 줄 아는 지혜도 생겼다.


손리다언니 얘기로 다시 넘어오자. 언닌 나와 비슷하지만, 하나님과 쌓아온 내공이 좀 더 깊고, 온유하고, 착하고, 성실하며, 인성이 정말 올바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끝도 없는 칭찬이나 나올 것 같아 이쯤 하겠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닮고싶은 리더의 품격을 갖춘 언니다. 외유내강 스타일, 알고보면 맘고생 많이 하겠지만 그럼에도 가야할 길에 대해 불평보다는 지혜롭게, 긍정적으로 잘 바라볼 줄 아는 언니다.

그래서 정말 계속 만나야지-만나야지-하다가 이렇게 벼랑 끝에서 귀차니즘이고 백수라이프고 뭐고 언니는 꼭 만나야겠다하는 타이밍이어서 오늘 급약속을 만들었는데 보게되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1일 1글 계속 미루다가 뜨끈뜨끈한 마음으로 쓰고싶은 마음이 푸른 바다의 전설 방송을 보고싶은 마음보다 더 커서 다시 브런치에 와 끄적이고 있다. 토닥토닥.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취준생으로 3개월 지내며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은 것 같고, 내가 쌓아온 경험들이 한 줌에 쥐어져 무의 세계(ㅋㅋㅋㅋ도깨비에 심취..)로 돌아간 것 같고, 결국 현실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고 이루지 못할거란 생각들에 자괴감이 들고(...) 그런 상태인 나는 솔직히 피폐해지고 있었다.

여기저기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기도도 해보지만, 도저히 어디로 갈지도 모르겠고 소망이 사라진 느낌에 그 슬픔에 오랜기간 갇혀있었다. 회복되었다고는 하지만 속에선 사실 다 내려놓지 못했고 말이다.

그런 나에게 언니는 어제 또 다른 언니에게 들었던 비슷한 말들을 해주었다. 살다보니 이 기준점에 맞추면 또 내가 불행한거고, 또 다른 기준점에 맞추면 불만족한거고 그렇다더라고. 가장 중요한건 어쨌든 내 기준이라고.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하나님은 내가 원하는 대로, 그 상황대로, 뜻대로, 상상대로 가게 하신 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고. 그런데 결국 다 돌아보면 내게 필요했던, 나를 알고 있기에 그에 맞는 길을 주셨던 거라고. 아니면 또 다른 길을 가면 되는것뿐이고. 서른 넘어보니 또 28? 정말 어린 나이라고. 돌고와도 괜찮다고.

각자만의 길이라고 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래봤기에 할 수 있는 말들이고 또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하고싶었던 업을 한다는 것, 내가 만나고싶었던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런 것 모두 하나 쉽지 않고 결국 내가 만들어가는 것 그 경험을 그 만남을 어떻게 이어감에 따라 그건 내가 원했던 방향으로 혹은 더 나와 맞는 쪽으로 이어지는 거라던 그 조언은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너무나 존경하는 리더에게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위로이고 공감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 '나에게 똥이 될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던 경험을 대학부심, 나이에 대한 좌절감, 한국사회 탓 그 모든 걸 내려놓으며 다시 초심을 되찾고 건강부터 지키며 할 수 있는 것부터 밑바닥부터 해가보려 한다. 거기에 또 어떤 기회가, 만남이, 경험이 나를 이끌어갈지 모르는 거니까:)

불안함과 두려움을 기대함과 감사함으로 맛볼 준비가 조금씩 되어가고 있다. 휴, 이 감을 찾은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참 웃기다. 상황은 같은데 걱정하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져간다. 그러고보니 주변에 나를 응원해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던 3개월이었다.

가족도, 친구들도, 남자친구도, 교회분들도. 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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