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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모니블렌더 Aug 03. 2017

주인 할머니

20170803


(띵동-)

누구세요?


윗집 첫 째 언니.

네~


밥 좀 있어?

네?(당황)(몇 초 후 상황파악)아! 밥이요! 저희 집도 딱 한 공기 정도 밖에 없는데..


우리 아들래미가 어딜 갔다왔는데.. 너무 배고프다고 빨리 밥 달라고해서~~

네~~ 내려갈게요.



주인 할머니도 엄마다.

40대가 넘은 아들의 밥을 지금 당장 차려주고 싶은 그 마음에 무언가 울렁-

내가 언젠간 닿아야 할 그 인생이

때로는 '저 정도의 사랑이구나'하고 가늠해본다.

그러다가도 '에이-'하며 꼭 내 인생엔 오지 않을것 같이

그렇게 철 없는 딸래미로 다시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엄마보다 한 발 더 앞서 엄마의 마음을 읽고싶을 때가 많다.

그럼 우리 조금 더 실망하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서.

 


지금 나는  엄마 이야기를 쓴다.

돌아보니 우리 엄마는 지금 내 나이에 육아일기를 열심히 썼다.

내가 막 걷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넘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늘 마음을 썼던 것이다.

엄마는 요즘 쓴 커피를 들이키시며 이 쓴 세상을 떨쳐버리려 애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뒤에서 지켜보며 엄마에 대한 글을 쓰며 감정을 담아놓는다.

언젠가 엄마에게 또 다시 '넌 글을 참 잘써'라는 말을 듣고 싶은 걸까?

이젠 더 이상 어린애는 아닌데.. 그렇게 나 역시 엄마를 따라 쓴 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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