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축복받은 나란 사람:)
28번째 생일은 케익도, 식사도, 어디가서 티를 내지도 않은 가장 덤덤하게 지나가는 생일이다.
대신 특별하게 시도했던 나만의 비밀의 순간이 생겼다. 여기 씀으로써 비밀이 아니게 되어버렸지만..
아침에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이제는 조금 익숙한, 그러나 아직 표정과 말투는 익숙하지 않은 채로 영상촬영을 몇 초 했다. 1분도 안되는 영상이지만 '생일 기념' 영어로 촬영시도였다.
버스를 타고 다시 영상을 돌려보니 '아..? 이건 쓸 수 없겠다........'
언제쯤 영어로 유투브를 해볼 수 있으려나 싶은데 어느 순간이 되면 살짝 나사 하나 빠진 채로 영상편집을 마치고, 당당하게 올리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결론은 더 하지는 않았다. 괜히 창피해서 ㅎ_ㅎ
그리고 두 번째, 글을 쓰고 있다. 내일 아침 6시에 나가야되는데 이러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
왠지 아쉬워 기어코 노트북을 켜고, 타자기에 손을 올려 특별한 무언가를 또 창작해내려 그렇게 애쓰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예쁘다 :) 오글오글 생일이니 봐주자. 헤헤헤헤
시간이 갈수록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가는 걸 느낀다.
누가 그랬더라. 친구가 몇 없는 남자는 최고의 남자라며, 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깊은 친구 몇 명만 있으면 되는 걸 깨닫는데 그걸 이미 깨달은 남자라고 했다. 들으면서 사실 내 남자친구를 떠올렸는데.. 동시에 지금 내 인간관계를 돌아보면 저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그리고 나만해도 그렇다.
앞으로 만나지 않을 사람, 내가 눈치 보는 사람, 별로 연락하지 않았던 사람, 그 중에서도 다시 가까이 지낼 의사가 없는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사실 깜빡해서 넘어간 경우가 더 많지만...변명중ㅋ) 나도 당신의 기념일을 챙겨줄만큼 신경쓰고 있지 않는다. 슬프지만 그게 맞다. 세상에 사랑, 소망, 정이 더 불어나고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나부터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고, 모든 사람의 생일을 축하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것에 대해 쭈뼛거림 없이 이젠 나도 그렇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인 것 같다고 말하고싶다.
그러나 내가 만드는 콘텐츠, 내가 하는 무언가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모든 것들을 신경쓰기엔 난 이제 조금 내려놓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생일 축하,란 사실 어떤 생일 누군가에게 받든 좋은 거다. 1초라도 나를 생각해서 할 수 있는 행위니까.
그래서 오늘 난 또 어떤 방식으로 나를 축하해줄까, 아니면 누가 날 축하해줄까? 라는 기대하는 마음 반(아직 새일이 뜻뜨미지근한 나이는 아닌가보다^^어쩌면 평생 이럴지도 모르겠다.)이었다.
그러다 문득 파리바게뜨에서 조각케익이라도 하나 사다가 혼자 촛불은 불어줘야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케익을 내려놓고 막대 아이스크림(맛있음ㅋ) 딸기맛, 녹차맛을 사서 집으로 왔다.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의 카톡, 전화 오는 연락들을 받으며 감사했다. 기억해주고 있음에.
아, 기억이란 단어가 나오니 또 어제 잠까 본 TV쇼에서 젊을 땐 망각이 축복이라 생각했는데(맞나?) 늙어가니까 기억하는 것이 축복이라고.... 축복이란 단어를 사용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그 좋은 기억들을 갖고 사는 거라고... 뭉클했다.
근데 꼭 무언가를 해야 기억나는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무언가를 해야 더 기억에 남는 건 맞다.
그치만 무언가를 하지 안하도, 특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늘 나는 그렇게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중간에 성경책을 읽다가 졸기도 하고, 그러나 택배 아저씨의 전화를 못 받아 택배를 놓치고 겁나게 사과를 하기도 하고, TV를 보는 동시에 공부도 하고, 부모님, 친구와 시시콜콜 전화를 붙잡고 희노애락을 나눴다. 그냥 보통의 일상이고, 생일이었다. 미역국도, 케익도, 맛있는 고기도, 데이트도, 약속도 없었던 생일. 혼자 보내는 생일. 그런데 그냥 싫지 않았다. 무언가 해야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생일인 느낌. 그걸 의도하진 않았지만(사실 뭔가 하고 싶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쯤되면 병) 그냥 그랬다.
이런 날도, 저런 날도 괜찮아-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건가? 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결론은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나는 나답게 하루를 잘 살아냈으면 그걸로 감사한 일이라는 거다.
그게 생일이든, 그냥 하루든 사실 소중하지 않은 날은 없지 않은가.
많이 축하를 받았든, 아니든(많이 받으면 당연히 입꼬리가 올라가겠지만) 그냥 몇몇의 축하로 나는 충분히 감사한 날이었다는 것.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고 서러운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리 우울하진 않은 것. 이대로 괜찮은 것. 나대로 괜찮은 것. 이렇게 내려놓는 마음이 나는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었다 :)
돌.아.보.니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을 썼으니 이제 두 발 뻗고 편히 기분 좋게 자야겠다! 생일 축하해 ! XD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글오글에 굴하지 않는 척)
사랑해!!!!!!!!!!!!!!!!!!!!!!!! You are sooooooooooo blessed. And you're gonna get there!!!!!!!!!!
Don't worry too much, Don't think too much. You are with God :D You're in his Grace ;D
Bye good night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