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후, 스물 여덟이 된다.
낭랑18세같은 내 마음은 갈 곳 없이 18과 28 사이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허공을 돌고 있다.
이왕 나이를 먹으려면 연륜이 묻어나는 지혜가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래. 솔직히 말해서 나이만 먹기 서러우니 지혜라도 달라! 이런 거다.
사실 이건 바보같은 말이다. 경험에 따라, 환경에 따라, 의지에 따라, 또는 자연적으로 그렇게 변수가
많은 게 인생인데 당연히 그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까지도 천차만별로 다른 게 맞다.
1. 70세 매릴린 할머니 인터뷰글을 타이핑했다. 18번째 인터뷰 글이었고, 그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2번째로
짧은 약 25분 정도. 담담하고 부드러운 톤이었으나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지혜로움이 묻어나는 인터뷰였다.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 글은 차차 브런치로도 옮길 계획이지만, 당장은 티스토
리 블로그에만 있으니 주소를 남긴다. ▶ http://kimrolypoly.tistory.com/entry/Marilyninterview )
아쉬우니 마지막 질문과 답변글을 남겨본다.
부분 발췌
20대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 해주시겠어요?
20대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 해주시겠어요?
아니. 없어. 없다고요? 응. 없어. 조언을 하지 않아. 내 아이들에게도 그렇고. 걔네들은 지금 다 자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 적어도 내가 사는 이 캐나다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뭘 원하는지 스스로 안다고 생각해. 물론 좋은 조언을 해줄 수는 있는 거지만, 걔네는 어떻게든 자기들이 원하는 길로 갈거야.
누군가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 예를 들어 내 아이들 중 하나가 무언가에 대해 내게 의견을 묻는다면, 내 의견을 말할거야. '너 이렇게 해야돼'라는 조언이 아니라. 조언은 안 할거야. 우와.. 네 마음이 가는대로 해. 정말이야.
만약 조언을 꼭 해줘야 하는거라면 그거일거야. Follow your heart. 이 정도면 될까? 그럼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 그저께 교회에서 청년부 목사님으로 다시 오신 부목사님께서 그런 말을 하셨다.
"청년의 때에 마음 먹고 새벽기도 한 번 나오는 것도 못한다면,
다른 어떤 것을 맡겼을 때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100% 정확하게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강한 어조로 말씀하셨고, 우리 청년들에게 그런 배짱이 있었으
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고 강단을 내려가셨는데 이 말이 꽤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모양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설득을 할 때 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말과 행동, 평소 모습 등 )가 중요하지만
또 하나는 연륜에서 오는 경험과 지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쯤에서 과연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란 무엇일까란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찾은 답 하나는 비움. 내려놓음이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어떠한 것을 비운 채로
시작해야 더 완벽히, 최대한, 자유롭게 채워갈수 있다. 욕심으로 채우려고 했던 시간들이 지나고나서야 내 욕심으로 채울 수 있는 인생이 아님을 깨닫는 게 아닐까. 난 어디쯤 있는걸까? 18과 28 사이. 27인가. 25인가.
빅뱅의 새로운 앨범 타이틀곡처럼 '에라 모르겠다'가 내겐 답일지도.
그러나 채워갈게 많아 보이는 20대 후반을 진입하면서 '비움'이 하나의 지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나 역시 어떠한 부분에선 내 욕심이 아니라 텅텅 비어도 좋으니 너무 불안해 하지 않고 비워두고 싶다.
그 비움이 맞든 아니든, 결국 어떤 것으로 채워지든 아니든 연륜의 지혜이길 바라면서 말이다.
아니면 마는거고, 맞으면 좋은거고. 아니면 고쳐 나가고, 맞으면 좋은거고.
Q. '오. 이것은 연륜의 지혜!'라고 생각되는 무언가가 있나요?
또는 연륜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좋으니 나눠주세요.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