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스무살이었던 2009년, 서점에 깔리는 책들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사실 그 전에도 그런 흐름이 있었겠지만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은 그 시점부터 인문학, 강연, 청춘 등에 관한 이슈가 끊이지 않게 되었다. 하나 더, 내가 자기계발서를 매우 좋아한다는 걸 매 번 그 분야 신간도서대 앞에 가 있는 날 보며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다 읽었다는 건 아니다. 손에 잡히는 것들을 읽었고, 내 손에 들려있던 책들이 대부분 자기계발서라 내가 그 분야에 관심이 있고 지금 내 스스로 무언가 다른 걸 갈망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뿐. 20대에 해야만 하는 것들, 30대에 깨닫는 것들, 내 청춘 3년 후,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등 왜 그렇게 자기계발서에 목을 맸는지.. 아마 그 이유는 10대 때 스스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덜 해본 아쉬움에서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나서 인생의 적절한 타이밍마다 나를 자극시키게 충분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게 대외활동이었건, 우연히 친해진 관계였건, 스스로 노력했던 활동이었건간에 모든 것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나는 마음 깊이 꿈의 자리를 만들었다. 자주 바뀔지언정 그 맥락은 그리 바뀌지 않는, 10대 때의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의 나를 만들어가게 했던 그런 간절함이었다.
어쩌면 무언가 되겠다는 뚜렷한 것이 아니라 그 무언가를 향한 간절함, 그 자체가 꿈일지도 모른다.
그 무언가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가변성을 가진다. 그러나 그 간절함의 유무는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얼마 전 그런 글을 봤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나라는 글에 대한 것이었는데
좋아하든 잘하든 일이든 사실 정말 행복하게 사려면 '의지'를 갖고 할 수 있는 걸 붙들면 된다는 결론이었다.
'탁월함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한 영상 역시 비슷했다. '의지'를 갖고 '노력'을 하라는 것.
시스템적인 문제도 문제지만 그것들을 뒤로하고 의지와 노력은 본인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오늘 어제의 글 '연륜'에서 잠깐 언급했던 목사님을 뵙고 왔다.
내년에 짜여진 소그룹 조장을 맡아 잠깐 만나기로 한 것인데, 대화의 100%는 거의 귀가 닳게 들어도
내 것 같지 않은 '꿈'에 관한 것이었다. 요즘 청년들, 기성세대들. 또 내가 청년으로써 갖고 있는 생각들.
진보적인 사람인가, 보수적인 사람인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는가. 포기하지 않았는가. 무엇이 걸림돌이 되는가. 목사님께서 생각하는 답은 무엇인가. 이런 대화들이 오갔다.
취업을 못 했을 때 시스템에서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것, 그래서 내 자존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
반면에 같은 상황에서 내가 문제야-라고 자신을 탓 하고 있는 것. 자신감을 잃는 것.
넌 어떤 쪽이냐고 물으셨을 때 당연히 전자라고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후자 쪽의 생각이 가끔씩 날 덮치고 거기서 헤어나오기 힘들 때가 있다고.
그렇게 만드는 분위기에 눌리는 것이다. 그랬더니 그렇게 만드는 사람이 가족일 수도 있다 하셨다.
백 번 맞는 말이다.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 20대엔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30대엔 그것을 펼치며 살 때다.
- 캐나다에 다녀오고, 영어를 제대로 공부하려고 했던 것들을 볼 때 너는 상당히 '도전적인 사람'이다.
- 20대에도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하지 못 한다면 앞으로의 남은 삶은 더 시시해질 것이다.
- 해보려고 했던 걸 한 사람은 적어도 그 길이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후회도 없다.
- 말로만 하는 사람, 행동하며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 그 차이다.
- 기도하고 내린 결정들은 그게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하나님께 맡겼기 때문에 오히려 맘이 편하다.
- '어휴, 서른이야'라고 절대 슬퍼하지 말고, 나이가 들수록 그 나이답게 멋져지는 사람이 되고,
그런 나이인 것에 더 감사하고 기뻐하는 게 맞다.
- '일이 다 그렇지 뭐', '인생이 다 그렇지 뭐' 하다보면 달라질 것 없이 특별할 것 없이 그렇게 흘러간다.
- 책임을 지면서 하되 돈 때문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 연봉이 우리의 삶을 평가하는 기준이 절대 아니다. 뭐가 진짜 옳은 것인지에 대해 자신있게 경험하고 살아가
며 보여주는 그런 선배가 되기를 바란다.
- 받침이 달라질수록, 가능성도 낮아진다라는 것이다. 스물 -> 서른 -> 마흔 -> --(중략)-->아흔까지
스물의 맨 끝 글자의 받침은 ㄹ이지만 앞으로는 쭉 ㄴ이다. 나이가 들수록 도전하기가 힘들다는 것.
그런데 그 순리처럼 보이는 것을 역주행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역주행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멋진거라고.
(목사님도 어떤 청년에게 들은 얘기였고, 그 청년 역시 한 책에서 읽은 내용)
역주행이라니. 두근두근. 근거없는 아니 사실 그 근거는 하나님께 있다만,
뚜렷이 이게 내 길이야-라곤 없지만 지난 몇 년간 나름 내 마음 속 열정을 따라 살았다고 생각하는 내겐
역주행이란 단어가 크게 와닿았다. 내 품에 와락 안겼다고 표현해야 하나.
생각해보니 내 삶은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물론 중간중간 똘끼와 우울감과 옛 습성을 버리지 못한 내 자신이 미워질 때가 많다. 정직하게 이 싸움은 계속되어 가고 있다. 아마 평생..)
그리고 감사했다. 역주행이라니. 진짜.. 그래. 보잘 것 없던 내가 보암직해진 그런 20대를 살아가고 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도 잘 모르겠다. 아마 하나님이 주신 자신감? :)
벼랑 끝에서 떨어지고 싶은,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다시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래. 장담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늘 늘 늘 항상 항상 항상 소망은 있다. 희망은 있다.
목사님은 50대, 나는 20대. 나이차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열린 마음을 가지신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나는 늘 오픈마인드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는 걸 캐나다에 가서 깨달았었고,
또 비슷한 문제로 내가 나에게 자유를 주지 못한 채 억누르고 있었다는 걸 오늘 목사님과의 대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가끔 객관화시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묻는게 너무나 중요하다는 걸 잊는다.
어느 시점에서 내가 고집하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지 않으면 내 스스로 사방을 벽으로 친 뒤
내 생각에 사로잡혀 그 앞의 것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는 기회도 놓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스스로 혼자 뭔가 해내는 것,을 배웠다면 그 혼자 뭔가 할 수 있게 해준 힘을 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기억해야 한다. 2년 전, 영어선생님인 문코치님은 그런 숙제를 내주셨다.
종이 한 장을 반으로 나누어 왼쪽엔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 오른쪽엔 혼자 할 수 없는 것을 써보라는 거였다.
내 딴에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혼영', '혼밥' 그리고 '책 보기' 뭐 그런걸 적었었다.
나는 나름 적게 적었다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의 의미와 함께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코치님께서 '과연 그 종이에 적은 너희가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진짜 너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물으셨을 때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아직도 내가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었구나.
단 하나도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결론이었는데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설령 내가 혼밥을 한다해도 그 밥을 지은 누군가 없다면 꽝이다. 그 쌀 한 톨은 또 어떠한가.
그러고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근본에 대해 가까이 갈수록 조물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
나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
설령 내가 원하던 직업, 일이 당장 눈 앞에 오지 않더라도, 잡히지 않더라도
내 마음 속은 꿋꿋한 그 간절함으로 채워놓을 것이고
어떻게든 그 간절함을 표현하며 살거다.
내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가는 그런 나이들면 들수록 멋져지는 사람.
물론 가끔은 아주 많이 모든 걸 세상 앞에 내려놓고 싶을 때가 찾아올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선 내가 하나님이 아닌 이상 정말.. 그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반대로 날 절대 절대 포기하시지 않는 분이 있는 한, 나는 그러할 권리가 없다.
그러므로 나도 내 의지를 드려 그렇게 기뻐하며,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붙들고 살 그 무언가들이 선명해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선명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믿음으로. 그 믿음만은 점점 100에 가까워지는 삶이기를.
그게 내가 평생 붙들고 갈 것이다.
Q.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당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