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출근해서 일하다가 저녁에는 한 타임 수업이 있는 주말, 완연한 봄날씨에 우리 카페를 즐기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서 즐겁게 일했다. 마감하고는 엄마가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집밥을 먹었다. 엄마아빠랑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은 일상의 고단함을 모두 녹여준다.
수업에서는 이번에 3월 모의고사를 친 친구들이 1등급이라며 자랑스럽게 시험지를 들고왔다. 같이 머리싸매고 공부하는 친구들이 첫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아오니 너무 뿌듯했다. 기뻐하는 그 눈빛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나서 힘든 줄 모르고 목소리를 높이며 수업을 했다.
마침내 포근한 내 침대에 누웠다.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영상을 보다가 한 영상을 클릭하게 되었다. 위대한 쇼맨에서 나온 'This is me'라는 노래를 리허설 하는 영상이었다. 온몸에 전율이 돋으며 눈물이 나왔다.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진심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박혔기 때문이다.
“난 내 흉터에서 부끄러움을 배웠어. 하지만 난 그들 때문에 주저앉진 않을 거야. 난 알아, 저기 어딘가 우리를 위한 곳이 있음을. 우린 빛나는 존재들이니까. 날카로운 말들이 나를 무너뜨리려 한다면 홍수를 불러와 다 휩쓸어버리겠어. 난 용감해, 난 멍들었어. 이게 내 운명이야, 이게 나야.”
노래 제목처럼 ‘이 또한 나’라는 인정과 수용이 참 쉽지 않았다. 자꾸자꾸 안 좋은 점만 파고들었던, 한없이 위축되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부끄러운 내 자신을 꽁꽁 숨겼다. 수치심이 나의 빛을 가렸던 그 시간들만 생각하면 내 자신에게 미안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줘야 할 나를 내가 가장 부끄러워했으니, 나는 갈 곳이 없었을 테고 살 이유도 없었을 테다. 그 긴긴 시간을 어떻게 버텼을까. 그 외로움과 고독이 탁 하고 건드려지니 눈물이 났을 테다.
노래가 내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너무 힘들었을 때는 나는 내 영혼이 다 부서져 버렸다고 생각했다. 다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온전한 나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완전히 부서져 버린 내 영혼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나 생각했다. 괜찮은 척하려고 애써 노력했지만, 억지로 되는 건 없었다. 내가 나를 돌보고 안아줄 힘이 생길때까지, 참으로 시린 계절을 지나왔다.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부서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주워 담으며 나는 알게 되었다. 부서진 영혼은 숨겨야 할 수치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나의 일부라는 걸,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훈장이라는걸 말이다.
누군가 "너는 누구니?"라고 묻는다면 이제 나는 수치심 없이,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상처 입었으나 용감하고, 부서졌으나 다시 일어선, '이게 바로 나'라고.
나는 이제 나만의 박동에 맞춰 당당히 행진할 준비가 된 것이다.
I am who I'm meant to be, this is me. 이게 내 운명이고, 이게 바로 나니까.
https://youtu.be/kCvE_B-ICoU?si=c1580Z0oXSZMje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