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이 May 08. 2021

고민 잘 들어주는 언니들: 복채는 넣어두세요

실리콘밸리와 성수동의 시스터후드, 우리들을 소개합니다

프로고민러인 적이 있었어요. 누군가 고민은 멋진 것, 모험 같은 것, 즐거운 것이라 했다지만 제겐 그저 무겁고 막막하기만 했지요. 다들 한 번쯤은 세상 고민 다 안고 사는 사람같이 느껴진 적 있지 않나요? (라고 물으며 동의를 구해봅니다. ㅎㅎ) 


나이 서른이 코 앞인데 다음 한 발짝은 어디에 내디뎌야 하나 감깜하여 한심하기도 측은하기도 했어요. 사회인 1년 차 때의 설렘과 패기는 어디 숨었나, 이 길이 맞는 건가 이대로 쭈욱 살아도 되는 건가 싶은 불안 또는 방황. 타인과 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보기로 결정하는 것과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 아이를 낳고 키우는 삶과 아이 없는 삶, 쉬워지는 법이 없는 일터에서의 인간관계, 내 능력을 키우고 제대로 인정받는 것,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과 꿈꾸게 하는 일,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이고 싶은 욕구, 일하는 엄마와 일하는 여자의 고단한 고민, 스트레스와 체력 관리,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키고 싶은 바람과 작은 실천의 어려움. 


살면서 만나는 수만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서 누군가에게 묻고 터놓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 동시에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해서 혼자 하기로 한 마음, 넌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로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뒤엉켜 함께 들곤 했어요. 그런데 그런 마음이 들 때는 그냥 한 마디 꺼내어 건네면 되는 거였더라고요. 그렇게 때론 수줍게 건네어 열렸던 따뜻하고 유쾌하고 열의에 찼던 대화들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 대화들로 연결된 연대와 자매애는 여전히 흔들리는 제게 버팀의 힘이 돼 주어 고맙고요. 덜 망설이고 더 많이 물어볼 걸, 한 마디 건넬 걸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에요.



평범한 우리들이 안고 사는 고민들은 특별하기도 하고 뻔하기도 합니다. 유난히 내가 더 힘들고 특이한 상황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어쩌면 남들도 지나고 있는 보통 고민의 범주일 수도  있고 난이도 높은 고민일 수도 있어요. 둘 중 어느 쪽이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듯한 절박한 마음은 살짝 옆에 내려놓고 무사히 잘 지나쳐 나오면 괜찮은 것 아닌가 싶어요.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또는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워서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그래서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해?”, “어디서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지?” 와 같은 질문들, 여기 자칭 네 명의 고민 잘 들어주는 언니들과 나눠 봄은 어떨까요. 복채는 넣어두라니 마음 씀이 나쁘지 않죠? ㅎㅎ


@studiob는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점이 계속 많은 <일도 육아도 내 스타일 언니> 모델입니다. 저 혼자 헤매던 시절, 제 차를 나눠 타고 미팅을 다녀오며 “같이 일해요"라고 무척 두근거리며 말을 건네었다는 걸 그는 알까요. 후후… 워킹맘들의 힐링과 자기 돌봄 수호자, 인싸를 향한 그의 꿈과 노오력을 응원합니다. 


@explorerjin은 저의 워너비 <쾌활하며 진지한 언니>입니다. 긴장감은 놓지 않되, 힘은 빼고 뛰는 고수랄까요. 그의 툭툭 던지는 말들은 힘 없이 흩어지지 않고 유쾌하게 떠돌며 주변 사람들의 흥을 돋우지요. 태평양을 건너와 이제 곧 아메리카 대륙까지 휩쓸 거라죠. 지금 연애 중 @explorerjin은 요즘 어떤 고민을 할까요?


@mayitbe는 언제나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시선으로 다채로운 생각과 삶의 조각들을 담아내는 <호기심과 안목의 완벽한 조화를 가진 언니>입니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고 평범한 듯 보이지만 특별하고 귀한 저마다의 사연을 @mayitbe가 알록달록하게 들려줄 것 같아요. 마주 잡은 손의 온기 같은 그와의 대화가 그립습니다.


마지막은 저, 브런치 작가 데뷔 12일 차 @slowrunner입니다. 좋아하는 건 일 벌이기, 잘하는 건 계속해서 또 일 벌일 생각하기, 못 하는 건 생략. ㅎㅎ 아들 둘 키우며 일하는 엄마이고 아직까진(?!) 큰 문제없이 남편과 함께 가족을 꾸려나가고 있네요. 문과생 바라기 이과생으로 십 대를 보냈고 이십 대에 전공을 세 번 바꾸고 남들보다 천천히 오래 걷기로 한 사람의 궤적도 한번 들여다보시지요.


우리 넷은 서로 다른 구석이 더 많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료 여성들의 삶을 곁에서 응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실리콘밸리와 성수동의 시스터후드가 샘솟을 줄은 사실 첫 만남부터 눈치를 챗더랫죠. 의기투합했던 그날을 떠올리니 심플스텝스와 위커넥트가 각자 발을 딛고 선 곳에서 한 땀 한 땀 엮으며 달려온 지난 수년의 여정이 뭉게뭉게 펼쳐집니다. 


심플스텝스 소개: 심플스텝스는 미국으로 이주한 여성들의 사회 참여와 커리어 개발을 돕는 커뮤니티로, 2017년에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민자이자 여성으로서 겪는 육아, 비자, 언어와 문화 장벽, 사회적 편견 등 다층적인 사회구조적 문제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는 해결책들을 기업, 지역 단체 등과 연대하여 풀어나가고 있어요. 이제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미국 전체로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더 많은 여성들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성장하기를 응원합니다. 심플스텝스는 일과 육아, 일과 삶을 각자의 방식으로 지켜내며 내가 원하는 일을 오랫동안 지속해 나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사회를 꿈꿉니다. 


위커넥트 소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1월 설립된 위커넥트는 엄마, 여성이라는 이유로 커리어를 멈추지 않고 계속 일하고 싶은 여성들을 스타트업, 소셜벤처에 연결하는 채용 플랫폼을 운영합니다. 경력 보유 여성에게는 원하는 일을 지속 가능하고 프로페셔널하게 하는 것에 대해, 스타트업에게는 효과적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건강하게 조직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이 확대되길 희망합니다.


자~ 이제 여러분 차례예요. 요즘 어떤 고민을 하나요? 여기에 함께 얘기하고 싶은 고민을 남겨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