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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규 Jun 05. 2019

동일비중 포트폴리오의 작동원리

섀넌의 도깨비 (균형 복원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

머니 사이언스(윌리엄 파운드 스톤 저, 도서출판 소소, 2006년)라는 책에 '섀넌의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섀넌의 도깨비'는 '균형 복원 포트폴리오'라고도 불리는데 주가의 랜덤워크를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이론적인 투자전략이다.

이 이론을 발표한 클로드 섀넌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트'라는 IT 용어를 만든 정보공학자이자 천재적인 수학자이다.

'섀넌의 도깨비' 모델의 적용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주식 절반, 현금 절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비중 조절)만 해주면 주가의 변동성으로 인해 누적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금과 주식을 50 대 50으로 설정한 이유는 기하평균이 최대가 되는 비율이기 때문이다.

복권처럼 매번 단발적인 게임에서의 수익률 계산은 산술평균을 사용하지만 오늘의 투자금으로 내일도 투자하는 식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기하평균을 구해야 정확한 누적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섀넌의 도깨비 모델의 핵심은 '변동성'이다.

주가가 얼마나 큰 폭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급변한다.

상승과 하락의 진폭이 크면 클수록 수익률이 극대화된다.


'섀넌의 도깨비'처럼 정기적으로 리밸런싱을 하는 동일비중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또한 주가의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다.

포트폴리오 구성종목간의 가격 변동폭이 클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물론 실제 주가가 이렇게 규칙적인 리듬으로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모든 종목이 얌전히 상승하는 것보다는 거칠게 요동치더라도 '우상향으로만 진행한다면' 변동성은 오히려 우리의 친구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변동성을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변동성에 대해 워런 버핏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찰리(워런 버핏의 동업자)와 나는 기복없이 매끄럽게 연간 12%의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들쑥날쑥하더라도 연 15% 수익 쪽을 택하겠다. 지구의 공전 궤도와 같은 수준의 매끄러움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아래의 그림은 '섀넌의 도깨비' 모델을 엑셀로 검증해 본 것이다.

가격이 변할 때마다 주식 절반, 현금 절반으로 계속 동일하게 비중을 맞춰주는 것이다.

모두 119회차까지 시험했고 가상의 주식가격 1만원이 종료시점에서도 1만원으로 되돌아온다는 가정이다.

실제 주식 포트폴리오와 달리 예탁금 이자와 배당금이 없으므로 거래비용을 계산에 넣었다.

매매수수료는 0.015%, 매도시에는 거래세 0.3%를 추가했다.



다음 2개의 그림은 섀넌의 도깨비 모델의 변동폭보다 확 줄여서 시험해 본 것이다.

하나는 20% 하락 후 25% 상승, 다른 하나는 10% 하락 후 11% 상승의 경우다.

주식의 시작 가격과 종료 가격은 동일하게 1만원이 된다.


(20-25 변동은 지면 관계상 책에 실리지 못했다.)



다음 그림은 위와 같이 가격이 진동한 경우 주기적 리밸런싱을 통한 결과수치다.



실험 결과를 보니 놀랍지 않은가?

저렇게 규칙적으로 진동하는 주식이 있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만, 이 실험의 의미는 비중을 동일하게 맞춰주는 리밸런싱의 마법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주식과 현금의 비중을 동일하게 맞춰주는 것만으로도 계속 누적이익이 쌓여간다.

여기에 주가의 진폭이 크면 클수록 리밸런싱 차익이 점점 커진다.


섀넌의 도깨비 모델은 가격이 무작위로 널뛰기하는 자산의 경우에도 이익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가 얼마나 큰 폭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급변한다.

그러나 실제 주식가격은 이와 같이 무작위로 크게 진동하는 것이 아니라 진동폭은 이보다 작으면서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방향성을 갖는다.

주식으로 여러 번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우상향하는 자산은 현금비율이 적을수록 수익률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리밸런싱 매매차익의 합보다는 매입 이후 우상향하며 올라가는 시세차익의 폭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할 투자전략인 동일비중 포트폴리오에서는 현금을 포함시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가치투자하라'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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