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자본주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완규 Jun 04. 2019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주식시장에 늘 머물러 있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


일반적인 가치투자는 매입 후 보유(Buy and Hold) 방식으로 진행한다.

즉, 어느 종목을 사들였으면 목표한 적정가치를 넘어설 때까지 계속 보유하고 있게 된다.

하지만 실제 주가가 목표주가를 향해가는 동안에 상당폭의 등락을 반복하게 마련이다.

목표주가가 100% 정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목표주가 도달 전에 꺾여 내려간다면 많은 평가차익을 올렸다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릴 수도 있다.

주가가 상승하여 수익을 내는 기간은 전체 보유기간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상승구간에 있는 주식만 보유하고 싶어 온갖 노력을 다해 본다.

실제로 그럴 수만 있다면 투자금이 하락 주식에 매여 있지 않으니 투자금 운용효율이 극대화될 것이고 그에 따라 수익률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서 아마도 짧은 기간에 세계적 갑부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알고리즘 로봇 트레이더가 이런 식의 투자를 해 나갈 가능성은 있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정보력도 약하고 대응력도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투자해야 할까?

답은 '늘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항상 주식을 들고 있으니 보유기간의 10%도 안 되는 짧은 상승구간을 놓칠 리 없다.

다만 그 이외의 긴 시간들을 버텨야 하는데 일반적인 Buy & Hold 방식의 가치투자로는 주가의 출렁임이 너무 심해서 마음이 편치 못하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이 이미 널리 알려진 자산배분 전략이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자산배분 전략 중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정기적으로 투자종목들의 비율을 늘 일정하게 맞춰주는 전략이다.

아래 그림은 투자금 중 절반은 현금, 나머지 절반은 주식인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다.


종목을 잘 골라서 한 달새 주가가 20% 나 뛰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대로 들고 있으면 다음 달에도 주가가 상승하여 이익이 더 커질 수도 있지만  다시 하락하여 제자리로 내려올 수도 있다.

그런데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라면 이익의 일부를 굳힐 수  있다.

10,000원이던  주가가 한 달 후 12,000원이 되었을 때 주식과 현금을 동일한 비중으로 리밸런싱 한다면 상승분 2,000원의  절반인 1,000원어치를 팔아서 현금 쪽으로 넘기게 될 것이다. 리밸런싱 이후 1,000원이 현금수익으로 확정되었고 포트폴리오의 전체 투자금도 그만큼 커졌다.

다음 달 주가가 다시  10,000원으로 되돌아간다고 해도 현금 계정으로 넘긴 1000원은 잘 보존되어 있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 내 자산 간 비중을 동일하게 맞춰주며 주가 상승 차익을 누적시켜 가는 것이다.


실제 1000만원 동일비중 포트폴리오에서는 주식으로만 구성하게 된다.

어느 종목을 매수한 이후 큰 출렁임 없이 지속적 우상향을 해 준다면 단순 보유 전략이 가장 큰 이익이 난다.

하지만 뻗어 올라갔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해버리면 부풀었던 이익은 순식간에 도루묵이 되고 만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수익을 모두 잃어버리기 전에 정기적으로 비중을 동일하게 맞춤으로써 상승 주식의 일부를 차익 실현하게 되고 그 차익으로 내려갔던 종목을 더 사들여서 지분을 확대해 놓는다.

이후 내려갔던 종목이 오를 때는 확대된 지분으로 인해 이익폭이 더 커지게 되고 올라갔던 종목이 내려올 때는 지분이 축소되어 있으므로 손실이 자연히 줄게 된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장기투자는 매 1개월~1년마다 리밸런싱을 해주며 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기 때문에 마치 망망대해에 빠졌을 때 힘을 낭비하지 않고 최소한의 동작으로 바다 위에 오래 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의 영어 표기는 'Equally Weighted Portfolio'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동일가중'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가중(加重)'이라는 말은 특정 요소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가치 가중 포트폴리오'라면 더 많은 내재가치를 가진 종목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는 뜻이다.

그런데 종목별 비중을 동일하게 맞추는 것뿐인데 굳이 동일가중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마치 영어를 직역한 것처럼 어색해 보인다.

그래서 동일가중보다는 동일비중이라는 표현이 의미 전달이 더 명확하므로 책에서는 일관되게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라고 표기하고 약자로는 EWP라고 할 것이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운용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시스템(Equally Weighted Portfolio System), 영문약자로는 EWPS라고 표기하겠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가치투자하라'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게임의 규칙을 바꾸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