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첫 투자, 그리고 성장의 그래프

by 슬로우

오늘,

딸이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신기한 듯 차트를 들여다보며 묻는다.


“이건 왜 이렇게 많이 올랐어요?”


설명하려니 쉽지 않았다.


그녀는 %가 많이 오른 종목 세 개를 골라
분산투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고른 걸 보니 모두 최근 급등한 주식이었다.


그냥 두려다, 이유를 물었다.
“왜 이걸 사려고 해?”
“많이 올랐으니까요.”


나는 천천히 말했다.
“주식은 인생이랑 비슷해.
상승과 하락이 늘 함께 있거든.”


딸이 잠시 생각하다가
“내 인생은 하락이에요. 올여름까지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죽음의 문턱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던 아이가
이젠 ‘살아보기로’ 선택했던 그 시간을,


그 하락처럼 보였던 시간들이
사실은 성장의 바탕이었다는 걸
그녀에게 설명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차트를 열어 보여주며 말했다.


“가까이서 보면 오르내림이 커보이지만
시간을 길게 보면 어때?
그 작은 등락은 거의 보이지 않지?
이 회사는 그 시간들이 모여 성장한 거야.”


“지금 네가 겪는 시간도 그래.
겉으로 보기엔 수평이거나,
때로는 하락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건 네가 더 단단해지는 과정이야.
좋은 성장은 반드시 ‘양분의 시간’을 거쳐야 하거든.”


자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딸의 첫 투자 이야기는
‘성장의 그래프’를 읽는 시간이었다.


오늘도 그 성장의 차트를,
천천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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