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될 수 있을까

by 슬로우위드미 제이

나는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어른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분명 어른이 맞다.


다 자랐고

나이도 꽤 찼고

결혼을 했고,

내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그런데도

나는 왜

어른이 되었다는 감각을 갖지 못할까.


아직도 나는

내가 어린아이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나는 아직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나는 결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를 낳기를 참 잘했다고.


결혼 생각도 없이

세상을 정처 없이 떠돌며

살고 싶어 했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면,


만약 그 삶을 그대로 살았다면

나는 어른이 될 기회를

끝내 갖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책임을 진다는 건

꽤나 무겁고,

필요한 일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러고 싶지 않은 일이기도 하니까.


결혼을 했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어른이 될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철 없이 살았던 과거의 내가

문득 부끄러워진다.


나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그러니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어른이라는 무게를

감당해야 할 시간이

이제야 찾아온 것 같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무겁지만,

이제는

정말로 그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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