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확실한 성공

by 슬로우위드미 제이


워낙 느긋한 성격인 데다

충청도 사람이기까지 해서

말투도, 행동도 느린 편이다.


서두르는 걸 싫어한다.


밥은 남기면 남겼지

급하게 먹었다가는

반드시 체하고 만다.


그런데도 나는

오랫동안 서두르며 살았다.

시간이 늘 부족했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놀기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가고,

뭐라도 하고 있어야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늘 급박하게 살다 보니

정작 나를 돌아볼 시간은 없었고

회고할 여유도,

나를 돌볼 여지도 없었다.


그러다 인도로 떠나게 되었다.

변하고 싶어서 간 곳이었지만

그곳에서도 나는 여전히 조급했다.


답답한 마음에

저녁마다 한두 시간씩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마음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수면 시간을 체크하고

하나씩 습관을 만들어가자

마음이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변화가 생겼던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던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뭄바이에서 일하던 나는

코로나로 락다운되었을 때

집에만 머물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했다.


예상보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109일 동안 다이어트를 하며

좋은 음식을 예쁘게 차려 먹고

스스로를 훈련하듯 운동했다.


그 결과

9kg이 줄었고

몸도 마음도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다시 일을 시작하자

새로운 기회들이 조금씩 찾아왔다.


한 걸음씩 나아가는 듯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또 다른 도전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여전히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단단해졌고,

힘들 일이 와도

이전보다 잘 버텨낼 수 있으며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확신을 가지고 내 속도로 나아가려 한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성공하고 싶다.


나는 나의 계절에

나만의 꽃이 반드시 만개할 거라 믿는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과정 속에서

이미 꽃은 피어났다고 믿고 싶다.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나의 속도를 즐기는 것


서른아홉이 된 지금,

새롭게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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