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오래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것은
바로 편지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작은 쪽지라도 받으면
책상 서랍 맨 밑,
가장 큰 칸에 차곡차곡 넣어두었다.
양이 많아지면서
다른 서랍장까지 차지할 정도로
편지를 많이 주고받았고
나에게 편지는 늘 가장 소중한 것이었다.
한가득 쌓인 편지를
그냥 다시 읽어보기엔 너무 많았고,
그 편지들이 아까워
이걸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시 핫했던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콘텐츠를 기획해 올렸다.
제목은 <편지를 읽어요>
"그때의 나와,
기억의 나와,
기록의 나는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지를 꺼내
나를 만나보세요.
나를 찾는 새로운 방법,
<편지를 읽어요>
지금 시작합니다."
이렇게 포문을 열었다.
연도별로, 발신인별로
편지를 분류하고
하나씩 읽어본 뒤 제목을 정했다.
편지를 읽으며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했다.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되짚고
그 시절의 나를 소환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뜻깊었다.
많이 올리지는 못했지만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종료되며
그 기록들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고,
그것마저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시간이 더 흘러
내가 나이가 들어
어느 날 문득 심심해질 때,
그 편지들을 꺼내 읽으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할머니가 되면
과거는 지금보다
더 애틋해질 테니까.
편지를 읽는 걸 즐거워하는
할머니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 가끔은 편지를 써보자.
누군가에게,
혹은
나에게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