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나에게
참 많은 추억을 안겨주었다.
고3 졸업여행 때,
기차를 타고 무박으로
정동진에 갔던 날이 있다.
다녀와서는
무려 19시간을 깨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열심히 놀았다는 증거처럼.
동아리 친구들과도
무박 기차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반대 방향 기차를 타는 바람에
친구네 친척집에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고,
다음 날 졸업식이 있던 친구들은
역 근처 피시방에서 밤을 새우고
먼저 떠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쩜 그렇게 무모했고, 또 어쩜 그렇게 즐거웠는지.
대학교 때는
친구의 제안으로 내일로 기차여행을 떠났다.
처음 경험한 그 여행이 너무 재미있어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표를 끊고
또 한 번 길을 나섰다.
몇 년 뒤,
다시 내일로 여행을 가려고
배낭까지 메었지만
표 예매가 끝나버려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던 날도 있었다.
그리고 30대가 되어
다시 내일로 기차여행을 떠났고,
그때도 역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그 외에도
기차와 함께한 순간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일까.
나는 기차가
계속해서 남아주었으면 좋겠다.
아직 아이와 함께
기차를 타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
나의 추억처럼,
아이에게도
기차가 그런 존재가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