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어울리는 추리소설을 소개합니다!
추리소설은 서점에서 1년 365일 꾸준히 인기 있는 장르입니다. 특히 지금 같은 여름, 바캉스 시즌에는 유독 더 잘 팔리고요. 하지만 막상 서점에 와서 책을 사려고 수많은 종류의 추리소설 때문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 엄두가 들지 않을 때가 있지요. 실제로 일하면서도 추리소설을 추천해야 달라는 손님들은 제법 많이 봅니다.
평소에 추리소설을 즐기시는 분들은 그냥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추리소설이라곤 '셜록 홈스' 밖에 없으며 그마저도 소설이 아니라 드라마 '셜록' 뿐이라면 추리소설을 처음 접하실 때 이 글이 도움이 되실
겁니다.
1. 대중적인 것이 무난합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
도서 추천이 어려운 건 어떤 책이든 취향을 타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겐 명작이고 인생 소설이라 할지도 다른 누구에겐 허접한 싸구려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책인지라 다짜고짜 매장에 와서 '인생에 관련된 책 추천해주세요.' '재미있는 추리소설 추천해 주세요.' 같은 질문들은 책을 파는 사람 그리고 독서에 취미를 가진 사람 입장에선 우습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추천을 못하는 건 아닙니다. 이럴 땐 정말 엄청나게 대중적인 소설을 추천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어디선가 이름쯤은 들어봤을 소설을 말이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글자를 따라 술술 읽히는 문체, 사람 이야기가 담겨있는 따뜻함, 선정적, 자극적이지 않아 청소년에게도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이야기.
영화로 개봉한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 그리고 앞으로 개봉할 라플라스의 마녀. 많은 작품들이 영화화된 만큼 대중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추천도서는 이렇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 기린의 날개, 아름다운 흉기, 신참자, 라플라스의 마녀.
위 작품들을 읽고 취향에 맞다면 갈릴레오 시리즈, 형사 가가 시리즈 완독을 권합니다.
2. 라이느노벨의 가면을 쓴 추리소설 - 고전부 시리즈.
흔히 라이트노벨이라 하면 판타지를 배경으로 커버에 만화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 제목 또한 누가 어쩌고 해서 이렇게 해서 저렇게 되었습니다! 같은 걸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요즘 보면 트렌드가 점점 변하는 게 보이는데 스미니 요루의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같이 일반 소설처럼 발매되는 라이트노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전부 시리즈도 그중 하나로 시리즈 중 첫 작품인 '빙과'는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크게 흥행했습니다.
고전부 시리즈의 특징 중 제일 첫 번째는 표지가 이쁘다는 겁니다. 단출하고 세련된 표지 디자인은 표지만 봐서라도 전 시리즈를 서가에 두고 싶을 정도로 구매의욕에 불을 붙입니다.
다만 예쁜 표지만큼 내용은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고등학교가 배경이고 그 안에 있는 동아리 고전부와 이에 속한 부원들이 주인공인 소설에서 고전부 시리즈는 씁쓸한 청춘을 이야기합니다. 천재 탐정이 아닌 일반 학생의 추리는 현실을 뒤업지 못하고 사건의 진상을 알아도 어쩔 수 없이 흘려 사건을 흘려보낼 수 없는 상황도 겪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고전부는, 청춘은 계속 움직입니다.
저로선 새로운 스타일의 추리소설이고 인상적인 이야기라 꼭 소개해 드리고 싶어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3. 신본격 추리소설의 시작 -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진짜 추리를 할 수 있는 소설은 흔치 않습니다. 이야기 속 탐정과 독자가 공유하는 건 눈에 보이는 사건과 단서뿐이고 사건을 풀 수 있는 지식은 이야기 속 탐정만 가지고 있는 게 보통이죠.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읽는 건 추리소설이 아니라 탐정소설이라 하는 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 추리를 즐기려면 책이 아니라 비디오 게임 쪽이 접하기 쉬운 세상이죠.
그러나 다행히 책으로도 추리를 즐길 수 있는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과'과 '기울어진 저택의 비밀'입니다.
작품의 특징으론 '하드코어'한 소설이란 겁니다. 독서 초심자가 읽기엔 정말 힘든 소설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의 경우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대략 50페이지 분량까지 사건에 연관된 수기가 자치하고 있고 이후부터 주인공인 미타라이와 이시오카가 등장합니다. '기울어진 저택의 비밀'에선 이야기가 중후반부에 들어서야 탐정 미타라이가 얼굴을 보이고요.
독서 난도가 있는 책이긴 합니다만, 일단 몰입에 성공하기만 하면 이처럼 즐길 수 있는 책도 드뭅니다.
4. 공포와 추리의 경계는 모호하다. 미쓰다 신조.
공포소설과 추리소설은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사건을 추적한단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괴기함을 추구하는 공포소설도 있지만, 지금 소개할 작가의 책은 전자의 내용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의 장점으론 공포소설과 추리소설의 융합이 뛰어나다는 것과 투툼 한 책의 두께가 만족스럽니다. 어떻게 보면 여름에 제일 잘 어울리는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천하는 책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어쩌다 보니 일본 작가들의 소설만 소개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공감하기 쉬운 작품들이라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스티븐 킹, 더글라스 케네디, 러브 크래프트 같은 작가들의 소설도 즐겨 읽습니다만, 대충들이 일반적으로 원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하여튼 위의 글이 도서 선택에 도움이 되셨기를 빌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