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학과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하면서 대학원 개설에 대한 취지, 커리큘럼 등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대학원"을 간다. 고 마음 먹고 나니 어쩐지 하나만 지원하기엔 좀 아쉬운 것 같아서 다른 대학교의 비슷한 전공, MBA, 언론홍보대학원까지 넓게 생각했다. (검토하지 않아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하지만 MBA나 언홍대학원은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어서 그런지 커리큘럼을 보니 짜게 식었고, 크게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심리학 대학원이라는 방향을 정하고 직장과 병행할 수 있는 특수대학원을 고려했을 때, 처음 알아본 모교의 심리학 특수대학원 이상의 옵션은 없었다. 무엇보다 특정 한 분야만이 아닌 심리학 세부 전공 전반에 있어 우수하고, 교수진 역시 학부와 일반대학원과 동일하다는 점도 고려 포인트였다.
꼭 가고 싶은 곳 단 한군데만 원서를 쓰기로 했고, 불합격하면 가지 않는 옵션 말곤 없었다.
그러고보니 취업할 때도 약 10군데 정도의 이력서를 넣긴 했지만, 광고회사는 딱 2군데만 지원했다. 물론 1순위 희망회사는 있었고 다행히 1순위 희망회사에 취업을 했다. 그래서 인지 꼭 가고싶은 곳이 있을 경우, 다른 곳에 대한 관심이 크게 생기지 않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응시 전 9월 말에 zoom으로 진행하는 입학설명회가 있었다.
직장인임을 감안해 오후 7시에 진행되었고, 나는 회사에서 듣다가 QnA가 길어지면서 퇴근길에도 계속 참여했다. 대학원장님부터 교수님들도 대부분 참석하셨고, 입학설명회 참여자만 6-70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지원자들이 너무 학교 홈페이지 설명이나 커리큘럼, 취지 등을 숙지 안하고 질의응답에 참여하는 인상이 들기도 했는데 교수님들께서 하나 하나 친절하게 대답해주셨고, 헷갈리는 부분은 바로 잡아주셨다.
나는 이미 8월부터 거의 매일 학과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고 수시로 검색을 하면서 현재 나와있는 정보로 대략 이런 곳이겠거니~ 하는 그림은 그려두었었다. 교수님들께서 직접 응답을 해주시는 내용을 듣고 내가 그린 그림의 모양에 확신을 갖는 시간이었다.
직장인 코스임을 감안해 논문없이 졸업시험만으로 졸업을 할 수 있다.
분명 장점이긴 하다.
하지만, 어딘가 아쉽긴 해서 1-2학기 다녀보고 논문을 쓸 수 있을지 교수님과 상의해보고 싶다.
졸업 요건은 아니지만, 약간의 강제성과 의무감이 부여되어야 마칠 수 있을 것 같아 1년 정도 다니면서
논문 주제도 생각해봐야겠다.
4차 산업 유망한 학문(?)인 AI, 디지털 미디어 등..이 있지만 이제와서 AI 공부한다고 내가 개발자가 될 것도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그 분야만 열심히 파고든 사람들도 많을 거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최소한의 공부와 관심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시대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심리학의 필요성,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
한병철 철학자께서 10년 전에 쓴 책인 [피로사회]에서 우울증은 개인의 병리현상이 아닌 성과주의 시스템, 즉 사회적인 질병으로 얘기하셨는데 그에 격하게 공감한다.
요즘 다양한 정신적 질병이 많은데, 우울증은 현대인의 감기라고 할 정도로 만연해있다.
나 역시 굉장한 무력감과 우울감, 불안감으로 한 차례 휴직을 했던 경험이 있어 격하게 공감하는 바.
AI시대니 디지털 미디어 사회니.. 하는 흐름 속에 심리학은 분명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실용적인 학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름 공부할 방향을 어렴풋이 잡아놓고 보니 어떻게 공부할지 막막하지만...
차근차근 스스로 찾아보고, 교수님들께 도움을 구해야겠다.
자, 다음주면 개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