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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라비 Jun 20. 2018

미국맥주여행 chapter #01. 출발

비행은 언제나 설레.

작년 11월, 도쿄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지난 여행을 곱씹다가 남편이 내년엔 미국으로 맥주여행을 가자고 했다. 먼 이야기라 알겠다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비행기표를 알아보더니 6월 연휴를 껴서 가는게 어떻냐고 하면서 아시아나 특가를 들이밀었다. 내년 6월.

8개월이나 남은 시간이라 막연하게 수락하고 나니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덜컥 예매했다.


그래, 뭐 그 때가서 안되면 취소해야지.


그 뒤로 조직개편이니, 뭐니 하면서 팀이 바뀌고 새로운 일을 하면서 정신없이 야근을 하며 상반기를 보내고 나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6월이 다가왔다.

다행히도 바쁜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고 있었고 팀원들도 서서히 정신을 차려가는 무렵이었다.


그렇게 오지 않을 것 같았던 6월 1일.

금요일 저녁 7시 비행이라 연차를 내고 차분히 휴가를 맞이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안 청소를 하고 2주간 물을 먹지 못할 우리집 식물 식구들에게 듬뿍듬뿍 물을 주었다. 햇빛과 통풍에 예민한 친구들은 베란다 밖으로 이동해주었다.


무엇보다 아기소나무 묘목을 받아온 게 있어서 심어놓고 가야했다. 옥상에서 화분에 옮겨 심고는 베란다에 모셨다.

그 어느 때보다도 깨끗하게 집안 청소를 하고 세탁소에 맡겨뒀던 겨울 코트와 잠바를 남편이 찾아오고 나니 드디어 떠나도 될 시간이 다가왔다.


여유있게 가서 라운지에서 간단히 요기도 하고 싶어서 일찍 나섰다.

점점 긴 비행을 하는게 힘들어지지만 여전히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일은 설렌다.

영화 한편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시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아시아나의 첫 기내식은 쌈밥! 한식을 좋아하는 나에겐 너무너무 맛있었던 기내식.

된장국도 맛있고 김치도 맛있다.

두 번째 식사도 나는 죽을 먹었다.

든든한 식사.


Express Connection

첫 날은 이 카드의 도움이 컸다.
시애틀 인아웃으로 왕복 티켓을 끊고 시애틀에서 샌디에고로 가는 국내선 티켓은 델타에서 따로 끊었기 때문에 대략 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끊었는데 인천공항에서 체크인할 때 미주 경유는 3시간 반은 잡아야 한다고.

이제와서 티켓을 바꿀 수도, 취소하고 다시 예매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그냥 강행하기로 했는데 그 덕에 아시아나 직원 분이 빠르게 갈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도와줬다.

우선, 시애틀에서 샌디에고행 델타 티켓도 발권해주고 짐도 최종 목적지를 샌디에고로 연결해주었다. (그래도 connecting belt 에 다시 짐을 올려놔야함) 짐도 빨리 나오라고 priority, short connecting 태그를 붙여주었다. 이제 남은 건 우리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일 뿐.
마티나 라운지에서 여유있게 쉬다 가려했는데 롯데와 신라 면세품 수령하는 곳이 달랐고... 마티나 라운지는 43게이트에 있고... 거의 뛰다시피 다니느라 라운지 왔을 땐 이미 지쳐있는 상태였다. 허겁지겁 주린 배를 채우고 시간에 맞춰 시애틀행 비행기 탑승.

그나저나 미국행 비행기는 터뷸런스 구간을 항상 지나가는지 너무 힘들다. 이번엔 그 구간 지나갈 때 정신없이 자다깨다 하느라 지나갔지만, 그 와중에도 충분히 느껴질 만큼 엄청났던 것 같다.

연착없이 예상 도착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뛸 준비하는데, 문 앞에서 내 이름이 쓰여진 팻말을 아시아나 직원분이 들고 있었다. 주황색의 express connection 카드를 주며 직원들한테 보여주면 바로 바로 패스할 수 있다고. 특히 어마어마한 줄을 자랑하는 미국 입국 심사를 전용게이트에서 받을 수 있는게 최고였다.
짐도 빠르게 나왔는데 짐 보다 빨리 나온 우리가 짐을 기다리고 받자마자 또 라인을 패스해서 빠르게 세관신고. 연결편으로 짐 부치기까지 착착. 티켓도 끊어놔주셔서 델타는 수화물 미포함인데 수화물 비용도 따로 받지 않았다! (오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시애틀 공항에서 1시간이라는 여유시간을 선물 받았다.

맥주도 한 잔씩하고,

이제 샌디에고행 비행기를 탈 시간.

남편이 사놓은 목베게. 꿀 아이템.

목보단 허리보호에 딱이었다. 장시간 비행에 필수!

와이파이도 되는 델타.

샌디에고 공항에는 스톤 브루잉 펍도 있었구요.

렌트카를 찾아 샌디에고 시내로 들어가는 중.

차 안에서 본 풍경들.


자, 샌디에고부터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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