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팁이나 조언 몇 가지
1. 석사이든 박사이든 대학원에 간다면 연구 주제나 관심 분야를 미리 정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 본인 이름으로 연구 논문 하나 정도는 내야 대학원 다닌 보람을 느끼지 않을까?
사회에서 소통 장애의 벽에 부딪히고,
가족에서 수어를 쓰는 사람이 없어 배제당하고,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정보 접근권을 침해당하고,
한국에서 농인을 위해 제대로 된 사회적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는
이런 경험을 한 농인으로서 어찌 나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을 수 있는가?
그 중 대학원 논문으로서 논리적으로 글 쓰는 경험을 통해 나의 경험을 남긴다면
농인으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2. 영어는 필수. ㅠㅠ 안타깝지만, 영어 논문을 읽기 위해 어느 정도 영어 공부는 해둬야 한다. 물론 요즘엔 AI(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여 번역이 예전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수어의 경우, 기호, 간판 등 오역이 많이 발생하고 특히, 수어학이나 수어 문법에 대한 자료 딥러닝에 일반 언어학에 비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번역 및 AI 자료의 신빙성이나 신뢰성에 대해 근거를 확실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3. 지도교수님의 연구 분야 및 논문을 파악해둔다. 보통 박사의 경우 지도 교수를 미리 정한 후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분야의 논문을 지도해줄 수 있는 교수님인지 사전 정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동일 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이어간다면, 지도 교수님 파악에 훨씬 유리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교수님과 관련된 논문을 찾아서 많이 읽어보고 성향을 미리 알아두면 나의 연구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 혼자서는 절대 박사 과정을 할 수 없다. 어차피 인생은 각자도생? 맞다! 하지만, 박사 과정은 다르다. 혼자서는 절대 마칠 수 없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도움을 받으며 연구를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내가 박사 과정에 입학하여 받기만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 및 활동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여 서로의 박사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부 도반의 역할을 다하면 박사 과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5. 연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공부, 학문에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낀다면 박사 과정을 추천한다. 석사 과정에서도 물론 많은 지식과 연구를 어느 정도 맛보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연구의 시작은 박사 부터다. 석사는 박사 과정에서 연구를 하기 위한 미리 경험하는 정도일 뿐이다. 지도 교수님의 주제 선정 및 연구 방법 등 처음 해보는 과정을 통해 나에게 연구라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석사라고 볼 수 있다. 석사 졸업을 통해 내게 연구 활동이 꼭 필요하고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박사 과정을 입학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여러 연구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더 많아지고, 특히 여러 교수님의 연구 아이디어나 방법 제안에 대해 내 연구와 접목시켜 학술지 논문을 쓸 기회도 만들 수 있다. 스스로 혼자서 연구를 진행하고, 계획해보고 논문을 작성하면서 비로소 독립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 박사이다.
어느 책에서 봤는데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마치 운전을 위해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즉, 운전면허증 취득했다고 운전이 끝이 아니라, 그 때 운전을 시작하는 것이 진짜 운전이다. 박사도 마찬가지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그 때부터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진짜 연구라고 볼 수 있다. 초보 운전 기간에 도로에서 차선 바꾸고, 속도를 유지하고, 교통 상황에 따라 적절히 다양한 변수를 조절하며 운전하는 것이 쉽지 않듯이 연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전면허증 없이 운전한다고 인정할 수 없듯이 박사 학위 없이 연구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비슷하다. 그러므로 본인이 스스로 연구자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박사 과정 진학과 졸업이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박사 과정 중 벌써 2학기가 시작됐다. 1학기만큼 힘들지는 않지만, 학술지 논문 및 본 논문 주제 선정 및 연구 계획 등 졸업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다행히 공부 도반이 있어 외롭지 않고 함께 의논하고 소통하며 박사 과정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무사히 나의 연구 방향이 잘 잡히고, 더 많은 농인 선생님들이 학문에 접하고 박사 과정에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는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