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그 자체보다 성찰
“경험은 많을수록 좋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이런 조언을 듣는다. 부모님, 선생님, 멘토, 책 속의 저자들까지.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말을 당연한 듯 받아들인다. 그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상황에 자신을 던져보며, 익숙하지 않은 세계에 한 발 내딛는 일은 분명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를 때가 있다. 모든 경험이 과연 다 좋은 경험일까?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우리는 단지 '경험'이라는 단어에 무조건적인 긍정을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경험, 무조건 많으면 좋은 걸까? 혹시, 경험의 양이 아니라 경험의 질과 그로부터의 배움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자신을 소진시키는 환경에 머무르는 것, 타인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받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 나를 점점 작아지게 만드는 선택을 계속하는 것도 경험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경험들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가, 혹은 삶을 더 나아가게 했는가는 또 다른 질문이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나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감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자신을 보호하고 성장시키는 경험이 아니라, 자신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모든 경험이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경험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예를 들면,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가?
나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에 도움이 되었는가?
이 경험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는가, 아니면 소모시켰는가?
좋은 경험은 때로는 힘들 수 있어도, 결과적으로 자신을 이해하게 하고 삶의 방향을 명확히 해준다. 반대로, 나쁜 경험은 반복될수록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때로는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만든다.
중요한 건, ‘경험’이 그 자체가 아니라 ‘성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경험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달려 있다. 수많은 경험을 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경험들을 성찰하고 의미를 찾는 시간이다.
삶의 모든 순간이 값지려면, 그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의 무게를 제대로 느낄 줄 알고, 그것을 나의 성장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경험을 많이 해보라’는 말의 진짜 의미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