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기
이번에는 실수에 대한 내 안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나는 내가 한 실수를 담담히 받아들는데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누군가의 칭찬에는 “아니예요” 라고 웃으며 넘기고, 내가 잘한 일에는 “운이 좋았어”라며 스스로의 공을 축소하곤 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작은 실수에는 한없이 가혹해진다. 머릿속에서 수십 번, 수백 번 되감기 버튼을 누르며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를 되뇌였다. 말실수 하나, 이메일의 오타 하나가 하루를 통째로 삼켜버리고 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잘한 일은 곧잘 잊고, 내가 못한 일은 끝까지 놓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그것은 겸손이라기보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 부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실수를 배움의 순간으로 받아주는 환경이 아니여서 실수를 통해 배우는 당참을 키우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조용한 강박이 내면의 기준으로 나를 조용히 조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다. 오히려 실수 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왜 나는 유독 내 실수에만 이렇게 무겁게 매달렸던 걸까.
어느 날, 내가 존경하는 분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은 귀한 거야. 그런데 그 마음이 너 자신을 옥죄는 족쇄가 되어선 안 돼.” 그 말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였다. 나는 실수를 교훈으로 삼기보다는, 내 존재 자체를 깎아내리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꾸짖고 움츠리는 사이, 내가 잘한 수많은 순간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버렸다.
좀 더 어린 나이에 이 말을 들었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내 실수로 인해 옥죄는 마음을 다스리는데 쓰지 않고 나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쓸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실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잘못했으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부족했다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괜찮아, 너는 그런 사람 아니야. 누구든 실수할 수 있어.”
예전 같았으면 쉽게 나오지 않았을 말이지만, 이제는 내 안의 상처 입은 나를 안아주는 가장 따뜻한 말이 되었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배운다. 실수를 통해 조금 더 단단해진다. 중요한 건 실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실수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기르는 일이다. 그 마음은 내가 나를 믿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실수를 한다는 것은 내가 여전히 배우는 중이라는 증거다. 완벽하지 않아서 좋은 것, 서툴지만 진심으로 살아간다는 것. 나는 오늘도 그런 나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며, 조용히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