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말하며, 나에게도 말한다

딸과 함께 조금씩 성장한다.

by 타인head

Ben Folds가 부른 'Still Fighting It'이라는 노래의 이런 가사가 있다.


We're still fighting it, we're still fighting it
And you're so much like me
I'm sorry


자신의 어린 아들을 보면서 만든 노래라는데 나도 이런 느낌을 종종 느낀다.


어떤때는 딸아이에게 비치는 내 모습이 안타깝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딸이 나의 모습에서 자신감을 얻고,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정작 내가 보여주는 모습이 그 이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스스로 느낀다. 그래서 딸에게 “그렇게 살지 마라,” “너는 나처럼 하지 말아라”라고 다짐하듯 말하지만, 실은 그 말들이 딸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내 부족한 모습에 화가 나 있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딸을 통해 내 모습이 반영되어 보일 때, 더더욱 그 감정이 깊어진다. 그러면서 내가 딸에게 전하고 싶은 바람이 곧 내가 나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바람이라는 사실을 마주한다. 매일 바쁘게 살며 놓쳐버린 작은 행복들, 내 안의 평화와 만족감, 그리고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갈증이, 딸을 바라보며 떠오른다.

내가 딸에게 하는 조언들은 사실, 나 자신을 향한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마음에서 비롯된지도 모른다. “너는 나처럼 불안해하지 말고, 자책하지 말고, 스스로를 더 아끼며 살아가라.” 그 말들이 결국은 내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고, 그렇게 나 자신도 변화하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낀다.

딸을 통해 내가 치유되고, 내가 딸에게 바라는 모습이 나의 목표가 되는 과정이 어쩌면 참 다행스럽다. 딸과 함께 조금씩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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