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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타인 Head 4 16화

딸의 첫 생리 시작

축하해!

by 타인head

딸이 며칠 전에 첫 생리를 시작했다. 학교 끝날 때 데리러 갔더니 차에 타자마자 약간 수줍은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엄마, 나 피가 나왔어. 아무래도 방광염에 걸린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하는 딸에 좀 더 자세히 물어보니, 방광염이 아니라 첫 생리가 시작된 것이었다.

작년부터 조금씩 성숙하게 달라지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미리 알면 놀라지 않을 것 같아, "사춘기 초기에 나의 몸 설명서"라는 책을 사서 함께 읽어줬던 기억이 떠올랐다.


딸아이의 눈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나야, 엄마가 사준 책 기억나지? 이제 우리 딸도 정식으로 사춘기의 몸과 마음으로 성장하고 있는 거야. 하나야 축하해. 우리 딸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증거야.”

딸아이의 얼굴이 한층 더 성숙해 보였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어쩐지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딸도 한 걸음 더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싶어 마음 한구석이 뿌듯하면서도 아련했다.


아직도 내 눈엔 애기같은데.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이 엄마의 마음도 사춘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를 어찌하노.


예전부터 해마다 딸에게 해준 말이 있다.


"하나가 다섯 살이 되면, 엄마가 된 나도 5살이야. 하나가 열살이 되면 나도 열 살 엄마야."


우리 같이 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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