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을 보는 눈.
한국에 있는 엄마와 통화를 하다가 마음에 오래 남을 한마디를 들었다.
"알아야 보이는 거야."
그 말에 나도 바로 동의했다.
"맞아, 엄마. 사람이 그게 뭔지를 알아야 그게 감사한 일인지 아닌지도 알지."
전화를 끊고 나서도 그 말이 자꾸 맴돌았다.
그래, 정말 그렇다. 알아야 보인다. 눈으로 본다고 다 보는 게 아니고, 귀로 들었다고 다 듣는 것도 아니다. 마음이 열려 있을 때, 그리고 그 안에 무언가가 쌓였을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잘 자고 일어난 아침,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커피를 내리는 순간. 화창하게 펼쳐진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 일상. 읽고 싶던 책을 손에 들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 안에 잠기는 시간.
이런 평범해 보이는 하루가 모든 사람에게 매일같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제야, 비로소 보인다.
무심코 지나치던 일상의 소중함이, 감사함이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마음속에 스며든다.
익숙해서 지나치던 소리나 향기 속의 추억들… 그 모든 것은 내가 그 의미를 알고, 그 가치를 알아채려는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알아채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을 향한 감수성과 주의 깊은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배우고, 경험하고, 제대로 느끼고 나서야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모르면 보이지 않고,
알고 나면 멀리 있어도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보는 눈’을 키워가는 것 같다.
맞다. 알아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