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나날이었다.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난 왜 이럴까 자꾸 가해하는 마음이 아팠다.
하는 일도 일에 대한 감사함은 다 잊고 물을 먹어 축 늘어난 골판지처럼 우중충하고 회색빛 나날이었다.
일이 익숙해질수록 두려움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점점 두려워졌다. 내가 설 곳은 제한되어 있는데 끊임없는 밀물이 날 위협하는 것 같았다. 왜 이걸 하는 거지...? 내 존재에 대해 무시하고 수치 줄수록 내가 하는 일 또한 무시할 만한 일이 되었고 그냥 한 번쯤 모른 척하고 넘어갈 만한 일. 남에 대해서도 그냥 한 번쯤 말 안 하고 말지. 마음의 문을 닫는 게 더 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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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나를 수치 주고 가해하는 마음이 아프다고. 이런 마음들을 아프다고 수치스럽다고 버린 나를 참회했다. 내 안의 신성에게 구조요청을 보냈다.
자신을 수치주는 마음이 가라앉으니 불현듯 일에 대한 사명감이 들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또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에게 더 다가가게 되고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마음에 불이 타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기쁜 것은 타오르고 또 꺼질 이 사명감이 아니라 내 약자를 고백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인정할 때 내 구조신호를 들으시는 내 안의 신성과의 연결이었고 아무리 애써도 뭘 할 수 없는 에고를 구원하는 희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