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과 사랑의 중첩상태 2

사랑의 슬릿

by 토마주스

그렇지만 부모님을 사랑합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가 하는 말들을 다 들어주고 싶습니다. 정말 정말 멋진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아빠 같은 능력 있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엄마 같은 강인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사랑하니까 부모님의 뜻대로 했습니다.

아빠가 할머니에게 그렇게 했듯. 두려워도 힘들어도 참고 할머니 말대로 했던 우리 아빠처럼.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느라 너무 두렵고 아파서 누군가 이끌어줄 사람을 원했던, 그런 사랑을 바랐던 우리 부모님의 사랑의 방식을 이해합니다. 내 웃는 표정 하나에도 행복해하는 우리 엄마 아빠에게 우울한 표정 지으며 죄책감 갖게 하고 아프게 한 죄인인 나를 용서해 주세요.




그래서 모르겠습니다. 참는 것이 사랑인지 미움인지 어쩌면 둘 다인지. 어느 슬릿으로 보면 사랑으로 관측되고 또 다른 슬릿으로 보면 미움으로 관측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뭐든 적당한 것이 좋은 것이겠죠. 너무 참고 살았으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 늘려나가야겠습니다.


또 확실한 것은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병에 담긴 것이 사랑이든 미움이든 상관없이 아무리 가벼운 물병도 오래 들고 있으면 엄청나게 무거워집니다.


엄마, 아빠 엄청 미워하지만 엄청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길 원합니다. 같이 표현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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