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쓴 글들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 내 미움을 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두려웠고 내 미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는 게 두려웠다.
인생에 있어 거의 처음으로 아빠한테 직접 내 미움을 표현했다. 다짜고짜 밉다고 말한 것은 아니고 '왜 이렇게 억눌려 보이냐고,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왜 이리 표정이 어두워보이냐'에 대한 답이었다.
아빠의 그런 물음을 듣고 당시로는 답답하면서도 아빠의 너무너무 미안한데 표현을 못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나도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어물어물 미안하다고 대답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와 걸으면서 생각해 보니 화가 나고 미웠다. 아빠 때문에 억눌렸다고 화를 내고 싶었다. 내 미움을 표현해야 해!! 하고 막 카톡을 썼다가 지웠다. 내가 표정이 어둡고 우울했던 게 아빠가 밉고 아빠에게 복수하고 싶어서였다는 걸 최근 알았기 때문이었다. 미움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하다 내 인생의 스승님이신 혜라 님의 영상을 찾아보고 내 미움을 인정하고 쓰기로 결심했다.
아빠에게 이러이러해서 화난다고 이런 거 고치라고 카톡을 남겼다. 쓰고 나니 두려워서 속으로 밉다고, 너무 밉다고 외치면서 운동장을 뛰었다. 그렇게 표현하고 나니 되게 시원했다. 재미없고 우울했던 내 인생에 열정이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내 미움 들킬까 봐 뭘 하든, 어딜 가든 벌벌 떨며 두려웠던 내 마음의 안개가 걷히고 내가 뭘 해야 할지 정확히 보이는 느낌이었다.
미움 참으며 못 쓰던 내가 왜 미움받고 살았나 알게 되고 밉던 군대의 선임들이 네 미움 좀 제발 인정하라고!! 알려주는 고마운 사람들로 느껴졌다.
미움을 잘 쓰는 사람들에겐 이게 인생의 큰 도전이라고? 하고 웃을 수 있겠지만 평생 착한 아이를 연기했던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평생 착한 아이를 연기했던 군인, 종교인, 교사 분들과 그 자녀 분들에게 이제 자신의 미움 인정하고 참지 말고 쓰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아픈 마음의 짐 내려놓고 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시던 예수님은 화를 내지 않던 분이셨던가, 오히려 이러이러해서 화가 나고 고치라고 굉장히 화를 잘 내시던 분이었다.
원수를 사랑하는 방법은 기꺼이 미움받고 밉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너 때문에 밉다는 것이 아니고 널 이해해 주기 싫은 내 미움 인정하고 참지 않고 쓰는 것이다. 미움을 쓰는 것이 사랑이고 원수가 원수가 아님을 알게 되는 길이다. 아픈 마음의 짐을 진 우리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좀 내려놓고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