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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Oct 21. 2016

[달쓰반] 39편/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강력스포주의)

브리짓 존스 시리즈(3부작의 완결?)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금요일의 리뷰 No.39

     ※ 주의 : 이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을 포함한 주요 스포일러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다 콜린 퍼스 이야기가 나왔을까?  

금요일 밤 퇴근길, 동료들과

요즘 화제 되는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미국에서는 여자들이 콜린 퍼스를 두고

'내 남편'이라고 이야기 한대요~ 라는 풍문을 들었다.

그래,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가 얼마전 개봉했었지.

영원한 다아시, 콜린 퍼스.

브리짓 존스가 이번 영화에서

드디어 마크 다아시랑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브리짓 존스는 어머니가 된다.

이번 영화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가 누구의 아들일까? 를 기본 뼈대로 삼고

진행된다. 왜냐면 브리짓 존스가 며칠 사이에 두 남자와 잤기 때문이다.

한명은 뮤직 페스티벌에서 만나 원나잇을 한 소개데이팅 앱 기업의 회장 잭 퀀트(패트릭 뎀시)

다른 한명은 브리짓 존스의 트루 러브이자 10년을 돌고 돌아서 다시 만난 마크 다아시(콜린 퍼스)

두 사람은 각자 대모와 대부가 되던 세례식날 밤, 뜨거운 밤을 보낸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노래가 흘러나오고

말춤을 추는 브리짓 존스의 모습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몇가지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여느 때처럼 43세 생일을 홀로 보내는 브리짓 존스이지만,

그녀는 마냥 우울해하지만은 않는다.

브리짓 존스는 다이어트에 완벽하게 성공했고, 담배를 끊은지 1000일이 훨씬 넘었으며

뉴스쇼 PD로 일하는 새 직장에서는 동료들의 사랑도 받고 있다.

(전편에서 마크 다아시랑 개싸움을 벌였던 남자,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는

이번 영화에서는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추도식을 할 때 시체를 못찾았다는 언급이 있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출판계의 바람둥이였던 다니엘 클리버가 죽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생존해있다는 자막이 올라간다.)

브리짓 존스는 다니엘 클리버의 장례식에서 다른 여자의 남편(사실은 이혼수속중이지만)이 되어있는

마크 다아시와 재회하게 된다.)

직장 동료 미란다는 브리짓 존스가 솔로로 지내는 것이 안타깝다며 뮤직 페스티벌에 데리고 가는데,

까메오로 애드 시런이 등장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브리짓 존스와 미란다는 애드 시런이 누군인지 못알아보고 다른 스타들과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한다.

애드 시런은 나하고 사진을 찍고 싶은 게 아니고요?라고 당황하고

미란다와 브리짓 존스는 자뻑이 심하시네, 라고 대꾸한다.

브리짓 존스는 애드 시런을 보고 어디서 많이 봤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스타벅스 직원인가?

하며 그냥 넘어간다. 사실, 나도 애드 시런이 누구인지 몰랐다.

알고 보니 영국의 매우 유명한 뮤지션이라고 한다.

위 장면은 애드 시런의 노래에 환호하는 브리짓 존스와 미란다의 모습이다.

브리짓 존스는 와, 스타벅스 직원이 대단하네~ 라고 말한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답게 곳곳에 빵터지는 장면이 몇개 있다.

브리짓 존스가 잭 퀀트를 생방송에 불러내어 DNA 검사를 하려고 직장 동료랑 짜고치는 장면,

런던 미디어쇼에서 프리젠터가 된 브리짓 존스의 검색 기록이

(허벅지 사이즈 줄이기,상사 짤리게 하는 방법, 섹시한 남자의 사진 등등)

만천하에 공개되는 장면,

위 장면들은 극장에서 다같이 빵빵 터진 장면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된다. 런던 미디어쇼에서 드디어 삼자대면하는 세 사람!

브리짓 존스와 아이의 아빠 후보인

마크 다아시, 잭 퀀트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셋이 식사를 하게 된다.

여기서 브리짓 존스는 두 사람과 며칠 사이에 번갈아 잤기 때문에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두 남자 모두 놀라고,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어른 남자스럽게 브리짓 존스를 배려해준다.

(태교 교실에도 함께 따라가기도 하고)

브리짓 존스의 어머니는 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말하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브리짓 존스의 어머니는 우리 주변에 싱글맘과 싱글대디, 동성애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말하자,

다른 여자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고 응수한다.

코미디로 사용되긴 했지만, 브리짓 존스의 어머니는

딸을 통해 자신의 인식과 가치관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브리짓 존스의 아버지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이든 상관없다는 쿨한 태도를 보여준다.

브리짓 존스가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자

브리짓 존스의 아버지는 나도 네가 내 딸인지, 옛날 볼링협회장의 딸인지 모르겠다고 응수한다.

당황하는 브리짓 존스에게 너는 내 발가락(My feet)과 닮았다고 말하며 웃는 아버지.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가 생각나는 장면이었다)

산부인과 의사는 브리짓 존스에게 남자는 힘 쓸때와 짜증 받아줄 때, 딱 두가지 용도에만 사용된다며

자신도 혼자서 아이를 잘 키워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브리짓 존스는 비록 직장에서 짤린 만삭의 임산부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엄마가 되어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의 영화이다.

그것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관습을 버리진 않는다는 이야기.

아니, 그 어떤 영화보다 훌륭히 그 계보를 잇고 있다.

이것은 장르적 관습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딱히 딴지를 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모든 걸 다 가진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는 것만이

완벽한 해피엔딩이란 말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

사족이지만, 아주 오래전에 다녔던 광고 회사의 동료가 투덜거린 적이 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대체 왜 명작이라는 건지 잘 모르겠군요,

이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던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로맨스 소설, 혹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부르는 장르의 원형을

제인 오스틴이 <오만과 편견>에서 제시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브리짓 존스 시리즈가 오만과 편견에 기반을 둔 작품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10여년전 일기를 쓰던 브리짓 존스는

이제 아이패드에 일기를 쓴다.

그만큼 시대는 변했다. 하지만, 브리짓 존스는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여전히 마크 다아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양수가 터진 브리짓 존스 앞에 나타난 두 남자, 마크 다아시와 잭 퀀트.

하지만 브리짓 존스는 출산의 고통 앞에서 잭을 제쳐두고, 마크 다아시의 손을 꼬옥 잡는다.

이미 브리짓 존스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잭 퀀트는 조용히 물러난다.



이미지 출처: http://www.theknotnews.com


그렇게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는 브리짓 존스와 마크 피츠윌리엄 다아시.

(마크 다아시는 TV시리즈 오만과 편견에서 콜린 퍼스가 맡았던 피츠윌리엄 다아시를 모델로 만든 역할이다.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원작 소설가는 오만과 편견을 보고 난 후

콜린 퍼스가 꼭 마크 다아시 역할을 맡아주기를 원했다고 한다.)


여기서 브리짓 존스의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도 밝혀진다.

당연히, 아이는 브리짓 존스와 마크 다아시의 아들이었다.


만약 후속편이 제작된다면, 다니엘 클리버가 다시 브리짓 존스 앞에 나타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브리짓 존스에게 지금 이순간 만큼은

마크 다아시와의 결혼, 그 이상의 행복한 해피엔딩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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