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뷰파인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술사 Oct 24. 2016

[책을 빌리다] 12편. 식탁 위의 세계사

식탁 위의 세계사/ 이영숙/ 창비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어떤 책이 인기가 있을까?

도서관 대출베스트에 속한 책을 읽는, 월요일의 리뷰


<식탁 위의 세계사>는 2016년 9월 한달동안 안성시립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이 많이 대출한 책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의식주이다.

음식은 우리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며

우리는 같은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


떠올려보면 음식에도 흐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예를 들자면 제작년의 인기 아이템, 허니버터칩.

기존에 짭잘한 감자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달콤한 맛을 추가했다.

그 결과 허니버터칩은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품절현상까지 이르렀다.

인터넷에서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허니버터칩을 먹으려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지금은 열풍이 가라앉고 허니버터칩을 쉽게 살 수 있다.

붐이 일었던 그 때와는 달리 잠잠해졌다.

허니버터칩이 사회이슈를 장식했던 것이다.


음식은 이제 더이상 영양소를 섭취하고 허기를 달래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현재 먹방과 쿡방의 인기처럼 문화의 흐름을 알려주기도 하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음식을 소재로 하여 세계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목차에는 감자, 소금, 후추, 빵, 옥수수등 우리와 가까운 음식들이 나온다.

그 음식들에 서려있는 역사는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빵과 관련된 마리 앙트와네트에 대한 역사가 흥미로웠다.

사치가 심하고 국민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기에 루이 16세와 마리 앙트와네트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역사는 달랐다.

앙트와네트는 왕실의 여자로써 불행한 삶을 살았으며

처음에 프랑스 왕자와 결혼을 했을 때는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고기가 없으면 빵을 먹지"라는 말은 앙트와네트가 한 말이 아니라

루이 14세의 부인이 했다는 말이 흥미로웠다.

실제로는 화려한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앙트와네트는 역사 속에서 실패한 자여서 성공한 사람에 의해 씌여진 역사를 통해 오해받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세계대전을 앞두고 있던 시점의 역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영국과 유럽이 행했던 식민지화, 그리고 식민지 국가에서의 저항.

우리나라가 겪었던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함께 맞물려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현재 선진국이라고 여겨지는 나라들의 추악한 과거를 보고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덧붙여, 이 작가는 다른 작가와 다른 어투를 사용하고 있다.

엄마가 자녀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식으로 문장을 쓰고 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때는 그 어투가 다소 간지럽고 유치하게 느껴졌지만

읽어나갈수록 차분하고 다정한 매력에 빠졌다.

아랫목에 앉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따뜻하게 느껴지고

일대 일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에 몰입도 더 잘 되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모든 것들에는 역사가 깃들어 있다는 시선에서 시작한 책이다.

낯익은 것들을 낯설게 바라본 시선과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쓰반] 39편/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강력스포주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