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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Oct 25. 2016

[M.M.C] 31편/범인에게 고한다/시즈쿠이 슈스케

Madam Mystery Cabinet No.31

 

범인에게 고한다 

 시즈쿠이 슈스케 장편소설 

                    이연승 옮김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고서 가장 자주 접한 직업은?

  경찰이다. 그중에서도 강력계 형사. 

  그렇다면 형사가 주인공인 경우는?

  대부분 그렇다.

  주인공이 아니라도 조연이나 엑스트라 역으로라도 등장한다. 

  그다음은?

  탐정이다. 형사만큼은 아니지만 많다.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에서 주인공의 직업으로 형사와 탐정 다음으로 많이 차지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오해를 막기 위해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의 범위를 [M.M.C] 1편부터 30편으로 한정한다. 모집단이 형편없이 작위적이고 빈약하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가보자.)

  [M.M.C] 21편 『눈알 수집가』 와  24편 『눈알 사냥꾼』 그리고 5편 『시인』 의 주인공이 기자이다. 기자, 그것도 형사 사건 담당 기자.

 

 서론을 이만큼 했으면 하고 싶은 말이 무언가?

이번 작품 『범인에게 고한다』 에는 주인공 형사만큼 비중 높게 등장하는 것이 기자와 언론이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이 작품은 주인공 경찰과 기자들의 관계가 소설 전체를 이끌어 간다. 이 작품을 통해 경찰 출입 기자와 기자 담당 경찰 사이의 긴장관계 혹은 애증관계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범인에게 고한다』의 주인공 마키시마 후미히코. 52세. 가나가와 현경 특별 수사관. 

  가나가와 현경은 최근 발생한 남자아이 연쇄 유괴, 살해사건에 매달려있다. 첫 사건이 발생한 후로 1년. 아무런 단서도, 용의자도 파악하지 못했다. 더욱 암담한 것은 이대로라면 피해자 네 명과 유족, 연 인원 500여 명을 투입해 받아낸 산더미 같은 보고서. 무능한 경찰에 대한 불신과 조소만 남긴 채 끝나고 말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경찰. 가나가와 현경이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선택한 방법은? 극장형 수사. 

  이번 남아 유괴 및 살해사건 담당 수사관이 직접 뉴스 프로그램에 나와 공개수사를 벌인다. 가나가와 경찰은 이번 수사를 위해 마키시마 후미히코를 불러들였다. 그는 6년 전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남아 유괴 및 살해 사건)의 기자 회견 장에서 무너졌다. 언론에 의해서 무참히 부서진 당사자를 다시 언론 앞에 세운다. 언론을 통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라. 

  소설은 어린 남자아이를 유괴해 살해한 범인에게 집중하지 않는다. 주인공 마키시마와 뉴스. 언론과 대중의 관계. 범인과 일반 대중의 심리. 그동안 트라우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주인공의 성장을 다룬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요코야마 히데오의 『64』와 함께 보면 새로운 시점으로 형사 사건을 볼 수 있다. 신선했고 한편으로는 사건의 또 다른 한 축을 볼 수 있다. 

  형사와 범인, 피해자의 가족과 주변인. 기자와 언론과 대중. 한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집단과 개인의 시선을 접할수록 어깨가 무거워진다.      


  P.S: 얼마 전 종영한 SBS 드라마 『원티드』 역시 유괴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집단의 시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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