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
‘낯선 것’
사람이든 장소든 그 무엇이든 앞에 ‘낯선’ 이 두 글자를 붙이면 무엇이 될까?
‘불안’ 혹은 ‘공포’
의혹의 감정은 부정적 감정을 낳는다. 자기 방어라는 그럴듯한 가면을 쓴 자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그리고 그 뒤로 낯선 것에 대한 ‘폭력’이 따른다.
여기, 13년을 산 여자 아이 ‘하루카’가 있다.
아빠는 행방불명이다. 회사에서는 공금을 횡령한 뒤 사라졌다고 한다. 하루카가 사는 작은 마을의 사람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엄마는 아빠가 떠난 뒤에도 매일 소문이 자라는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엄마의 고향으로 가자고 했다. 그렇게 하루카는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엄마의 고향에 도착했다.
쇠락해가는 지방 도시.
도심조차 문 닫은 점포들이 곳곳에 눈에 띄는 곳.
사람들이 살지 않는 빈 집이 줄지어 있는 곳.
웃지 않는 사람들.
희한한 도시 입구의 표지판.
‘고속도로는 모든 것을 구원한다.’
소설은 하루카의 낯선 곳에서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들이 새로운 곳에 적응할 때 느끼는 감정. 그 감정의 폭은 어느 정도 일까? 나는 이미 어른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 전학을 간 적이 있었지만 어땠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루카의 전학 첫날, 다짐의 다짐을 거듭하는 하루카. 어느 아동학자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 스트레스는 아이들이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정도입니다.”라고.
어린 남동생을 데리고 하루카의 아빠와 재혼한 엄마.
아빠에게서 이혼장이 도착하고 이제 법적으로도 엄마가 아닌 새엄마의 집에서 보내야 하는 하루카. 낯선 곳, 낯선 학교, 낯선 사람들. 집으로 돌아와도 제 집이 아닌 곳.
무엇보다 낯선 전설과 고속도로 유치를 위한 마을 사람들의 광기에 가까운 집착.
하지만 모든 익숙한 것들이 처음에는 다 낯섦에서 출발한다는 사실.
‘리커시블’은 열세 살 주인공 하루카의 성장기이자 새로울 것 없는 사실에 대한 확인이다.
물론 그중에 미스터리는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핵심 코드이다.
“집을 올려다보니 역시 뭔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작품은
“깜박이는 가로등 불빛 아래 드디어 집이 보였다.”
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그렇다. 우리의 시작은 낯섦이나 그 또한 익숙함이 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