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개봉/ 드라마, 뮤지컬/ 감독 다미엔 차젤레/
주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하늘에는 별이, 땅에는 조명이. 세상에 흩뿌려진 보석처럼 빛난다. 환하게 불을 밝힌 가로등과 그림 같은 한 쌍의 연인. 라라랜드의 포스터는 보는 순간 행복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포스터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자.
가로등이 있는 언덕에서 키스를 하고 있는 남녀. 그들이 과연 연인인지, 부부인지, 그냥 처음 만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그들의 애정 정도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무슨 소용인가? 포스터 속, 그 순간만큼은 그들의 입맞춤이 모든 걸 말해준다.
무엇보다 노란 드레스다. 세상에 노란색 칵테일 드레스라니! 백 마디 말이 우주의 먼지가 되는 순간이다. 남자의 양복과 인물만큼이나 인상적인 가로등.
가로등과 양복, 뮤지컬이라는 단어는 곧바로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오래된 뮤지컬 영화의 포스터를 떠올리게 했다. 퍼붓는 빗속, 남자는 우산을 손에 든 채 그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가로등 받침대 위로 뛰어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가 부르는 노래가 포스터를 뚫고 내 귓가로 들려온다.
‘라라랜드’의 주제 역시 한 장의 포스터에 있다.
포스터의 남과 여. 그들의 첫 만남부터 엇갈림, 인연의 시작, 사랑의 과정과 위기 그리고 이별과 우연한 재회까지. 영화는 이 모든 과정을 담고 있다. 비록 영화의 결말이 우리의 기대와 다를지라도 상관없다.
두 사람이 인생의 한 순간, 사랑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의 부제처럼 ‘쓸쓸하고 찬란한’ 순간은 아닐까?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 영화의 공간인 ‘할리우드’, 주인공의 일과 꿈인 음악과 연기. 영화는 이 모든 것이 적절히 어우러져있다.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에 따른 연주와 노래. 할리우드 고전영화의 오마주. 계절의 흐름에 따른 미국 서부의 태양과 공기. 특히 엔딩의 연주와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였다.
영화 전반을 흐르는 피아노 곡 위로 주인공들이 만났던 모든 순간에 'if'를 던진다.
지금 과는 다른 결말을 가져 올지 모르는 '만약'들.
많은 'if'들이 모여 또 다른 지금을 만들어냈을지도 모르는.
그래서였을까? 영화 상영 내내 들었던 곡이었지만 가장 절절하게 다가왔던 연주였다.
사실, 포스터만으로도 충분했다.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순간이었으므로.
아니, 제목만으로 그랬다. ‘라라랜드’
보는 즉시 영화 속 그들처럼 하늘 위로 떠오를 것 같았다.
비록 노란색 칵테일 드레스는 없을지라도 말이다.
P.S: 여주인공과 그녀의 친구들이 입고 나오는 드레스는 물론 남주인공의 양복 퍼레이드도 보는 즐거움을 준다. 귀와 눈이 호강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