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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로 보는 영화 이야기
by 이야기술사 Mar 17. 2017

[M.M.P] 10편/ 로건

엑스맨 시리즈 총정리(개봉 순)

Madam Movie Poster No10.      

로건    

2017 3월 개봉/ 감독 제임스 맨골드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 지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다.

9편의 영화? 6편의 ‘엑스맨’ 시리즈? 3편의 ‘울버린’ 시리즈? 17년이라는 긴 시간? 2000년에 시작되어 2017년 3월에도 개봉되는 20세기의 감성을 담은 21세기 전반의 미국 문화? 그도 아니라면 배우 휴 잭맨?


  무엇이든 좋다. 20세기에 태어나 21세기 전반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엑스맨’과 ‘울버린’은 미국 문화이면서 동시에 ‘호모사피엔스’의 문화이기도 했다. 세기말의 불안과 세기 초의 얕은 설렘이 혼재하던 2000년. ‘X-MEN’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은 강렬했다. ‘X’는 불안과 설렘을 표현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새로운 세기에는 호모사피엔스와는 다른 존재가 등장할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담아냈다. 물론 ‘MEN’의 존재가 우리를 완전한 혼돈에서는 구제했다. 슈퍼맨(1978년), 배트맨(1989년) 같은 익숙한 히어로들이 이미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새로움(X)과 익숙함(MEN)을 혼용한 엑스맨은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울버린’과 배우 ‘휴 잭맨’이 존재한다.

 

1. 엑스맨 1 (20008월 개봉)  

   

“돌연변이(Mutants)는 인간 진화의 핵심 요소이다.”     

  어쩌면 호모사피엔스 다음이 될지도 모르는 신인류의 등장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 불안과 공포가 만나면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적대감으로 무장한 사람들과 그들에 대항하려는 그룹(에릭과 동료들). 그들과도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그룹.(찰스와 자비에 학교의 일원들) 이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는 104분이라는 상영시간을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여기에는 매력적인 많은 인물이 등장했다. 그 가운데서도 울버린은 단연코 돋보였다. 자신이 누군지 기억을 잃은 돌연변이. 파괴적인 힘과 재생능력으로 불로불사의 존재가 된 로건. 영화의 마지막 자신의 기억을 찾아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서 우리는 2편을 혹은 그다음의 다음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2. 엑스맨 2 (20034월 개봉)

     

“세상을 공유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1편에서 돌연변이(Mutants)의 존재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그들은 인간 진화의 다음 단계일까? 아니면 호모사피엔스를 절멸시킬 새로운 종족일까?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 게다가 능력마저 뛰어나다면? 두려움은 쉽게 공포와 증오로 대체된다. 돌연변이들을 격리 수용하려는 법안이 만들어진다. 돌연변이 반대를 외치는 세력의 입김이 강해진다.(스트라이커 장군과 일당) 1편에서 플라스틱 감옥에 갇힌 매그니토의 탈출. 찰스 자비에 박사와의 협력. 조금씩 돌아오는 울버린의 기억. 울버린의 몸에 주입된 아다만티움의 등장. 그리고 각자 뛰어난 능력을 지닌 엑스맨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능력의 소유자 진의 죽음. 그녀의 죽음은 그렇지 않아도 고통이 많은 로건(울버린)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준다. 많은 아쉬움을 담은 채, 유유하게 출렁거리던 캐나다 알칼리 호수.      


3. 엑스맨 3 최후의 전쟁 (20066) 

    

  “인류의 미래를 건 최후의 선택, 전 세계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전쟁이 시작된다!”     

  ‘가질 수 없다면 없애면 된다.’라는 지극히 단순하고 위험한 생각이 실현된다.

돌연변이(Mutants)이가 두려운 가장 큰 이유가 다름과 능력이라면 그들의 능력을 없애 다름을 동일함으로 바꾼다면? 그들에게 돌연변이(Mutants)의 존재는 단순히 자신과 ‘다른 존재’가 아니다. 고쳐야 할 질병을 앓고 있는 문제적 환자일 뿐이다. 돌연변이라는 병은 그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즉 돌연변이가 치료를 거부할 수도 없다. 자신들에게 위험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명칭부터가 ‘돌연변이 치료제 큐어’다. 돌연변이는 제거되어야 할 질병이 된 것이다. 인간과의 공존을 믿는 찰스와 그 반대에 선 에릭.

  2편에서 죽은 진의 부활. 로건(울버린)의 기쁨도 잠시, 자신의 손으로 진을 죽여야 하는 상황. 그의 고통은 그가 살아온 시간만큼이나 깊게도 쌓인다.  

  P.S: 이 편에서 죽은 찰스와 능력을 빼앗긴 에릭.

  보너스 영상에서 찰스의 생존 가능성과 에릭의 능력이 회복됨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4. 엑스맨 탄생 울버린 (20094월 개봉)  

   

  “그들의 거대한 서막이 시작된다.”     

  엑스맨 1편. 울버린은 이미 기억을 잃은 채 등장했다. 2편과 3편에서 작은 파편들만을 보여주었다면 ‘울버린’에서는 모든 기억의 봉인을 해제한다. 1845년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 로건의 어린 시절 모습이 나온다. 스트라이커를 만나고 그의 특수부대를 떠난 이유와 다시 그를 찾아가 된 사연과 그의 몸에 아다만티움이 주입된 이야기까지. 그리고 그가 왜 기억을 잃고 알 수 없는 악몽과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는지. 로건이었던 그가 왜 울버린이란 이름을 지니게 되었는지 찬찬하게 설명해 준다. 여기서 울버린의 이야기는 단순한 영화 줄거리가 아닌 하나의 신화적 서사로 변신하게 된다.      


5.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0116월 개봉)    

 

“엑스맨의 위대한 탄생! 전 세계를 압도할 거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2009년에 개봉한 엑스맨 탄생이 ‘울버린’의 서막이었다면 이 영화는 찰스와 에릭의 서막이며 동시에 그들이 왜 서로의 반대편에 서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찰스와 에릭을 연기한 배우들이다. 젊은 시절의 그들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들 역시 젊은 세대로 교체되었다. 게다가 찰스는 그의 수족과도 같은 휠체어를 버렸다. 신선했고 살짝 충격적이었다. 그랬다. 그도 말짱하게 걷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 우리에게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할아버지였을 것처럼. 할아버지도 청년이었고, 어린아이였을 거라는 생각은 말 그대도 생각뿐. 정작 상상은 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울버린은 그의 특성상(재생능력) 11년 간 배우 휴 잭맨이 (1845년 소년 로건 역을 제외하고) 맡았다. 영화 속에서 그의 모습은 11년 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6. 더 울버린 (20137월 개봉)    

 

  진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로건은 은둔생활을 한다. 그러던 중 한 여자와 만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다 건너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사람.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로건은 일본 나가사키에 있었다. 그곳에서 원자폭탄으로부터 한 사람의 목숨을 구했던 로건. 일본으로 건너가 자신을 찾는 사람을 만난 울버린.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그는 울버린에게 제안을 한다. 울버린이 지닌 재생능력을 달라는 것. 대신 울버린은 죽지 못하고 영원히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생을 끝낼 수 있다. 불로불사의 존재에게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 여러 사건과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미국으로 돌아온 로건. 확실히 이때까지 로건은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P.S: 보너스 영상. 미국에 도착한 로건을 찾아온 에릭.   

  “어둠의 세력이 커지고 있어. 인간들이 우리 종족을 멸종시킬 수 있는 무기를 만들고 있지. 자네 도움이 필요해.”

  그리고, 그를 반신반의하는 울버린 앞에 나타난 찰스.      


7.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0145월 개봉)   

  

  세계적인 무기 개발자 트라스크는 돌연변이들이 가진 능력을 비밀리에 연구한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신무기는 돌연변이를 찾아내 절멸시키는 것. 트라스크의 계획을 눈치챈 미스틱. 그녀는 트라스크를 죽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1973년 베트남 전쟁 종식을 위한 파리 평화 협정식. 미스틱이 트라스크를 죽인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그의 연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게다가 미스틱의 DNA를 통해 형태 변화의 비밀을 알아낸다. 그 결과, 어떤 돌연변이의 능력에도 적응해 형태를 바꾸는 ‘센티넬’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다.

  센티넬이 창조된 지 50년도 안되어 (약 2023년) 돌연변이들은 멸종의 위기를 맞는다. (센티넬의 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돌연변이들은 1973년 파리 평화 협정식에서 트라스크를 죽이는 미스틱을 저지하고 미래를 바꿀 계획을 세운다. 그러기 위해선 재생능력이 있는 울버린이 필요하다. 찰스와 에릭은 울버린에게 자신들을 포함한 돌연변이의 현재와 미래를 맡긴다.

  과거로 간 로건은 미스틱을 저지한다. 그 결과 모든 미래(엑스맨 1, 엑스맨 2, 엑스맨 3)가 바뀐다. 지금까지의 엑스맨 시리즈 내용이 정말 초기화된다. 물론 진 역시 살아있다.      


8. 엑스맨 아포칼립스 (20165월 개봉)  

   

  1983년 이집트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가 눈을 뜬다. 그는 지금의 인류를 멸망시키고 강한 돌연변이들만의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1983년. 40대의 찰스는 아직 어리고 젊은 엑스맨들의 주요 캐릭터와 함께 아포칼립스에 맞선다. 전 편인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바뀐 과거 중에 하나일지 모르지만 스트라이커 박사에게 붙잡힌 울버린의 등장은 또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게 해준다.

  P.S: 보너스 영상. 웨폰-X의 등장.      


9. 로건 (20173월 개봉)     

  드디어, ‘로건’이다. 오래 걸렸다. 한 번에 17년을 돌아보자니 길었다.

  ‘로건’의 메인 포스터.     

  울버린의 손등에 돋은 갈퀴만 아니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떠오르는 포스터다.

  어린 딸을 안은 채 쫓기는 아버지. ‘모든 것을 걸었다.’라는 메인 문구가 절박함을 더한다.

  그리고 포스터의 왼쪽 하단에 뜬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란 문구는 결정적으로 이 영화를 기존의 엑스맨과 울버린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으로 만들었다.  


  영화의 시간은 2029년. 

  2014년 개봉 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시간은 2023년. 센티넬이 창조되어 돌연변이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 그 상황을 뒤집은 것은 알다시피 울버린(로건)이었다. 그가 과거로 돌아가 미래까지 바뀌었다. 그렇다면 영화 ‘로건’의 2029년은?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미래일까? 일단은 그런 예상도 가능할 것 같다. 센티넬의 존재가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돌연변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돌연변이라고는 울버린 로건과 찰스 그리고 칼리반 정도. 그나마도 상황은 우울함을 넘어 비참하다. 로건은 늙고 병들었으며 무엇보다 지쳤다. 찰스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90대 돌연변이.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순간 스크린을 외면하고 싶어 졌다. 나는 결코 보고 싶지 않았던 영화 속 현실과 마주한 것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우울함으로 가득하다.

  영화 속 로건의 모든 움직임, 그가 내뱉는 모든 말, 그가 짖는 미묘한 표정까지도 ‘지침’이 뚝뚝 흘렀다. 스크린 밖으로도 삶에 지친 그의 감정이 흘렀나왔다. 피가 튀고 살이 뜯겨 나가는 장면에서조차도 그랬다. 이번 영화 ‘로건’에서는 유독 사람의 피가 많이 흘렀다. 웨폰 X-23, 어린 소녀 ‘로라’의 표정에서도 삶에 지친 감정을 느꼈다면 과할까?


  전편까지 로건은 늙지 않았다.

  실제로 16년 동안 로건을 연기한 배우 휴 잭맨은 늙었는지 몰라도 스크린 속에서 로건은 늙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많이 늙었다. 재생능력을 지닌 울버린이 왜? 영화 속에서는 그 이유를 로건의 심리에 두고 있는 듯하다. 동료들을 잃은 로건. 치매에 걸린 찰스만 아니라면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그. 찰스를 돌보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로건. 그래도 찰스가 제 정신일 때는 함께 바다에 나갈 꿈을 꾸기도 하지만 그 마저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찰스를 위한 것 같다.

  2029년의 미래는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불친절한 영화는 <2006년 6월 개봉한 엑스맨 3 – 최후의 전쟁>을 살짝 끌고 나온다. ‘돌연변이 치료제 큐어’ 이것을 대량생산되는 시리얼에 넣어 돌연변이 출생을 억제했다는 설명이 빠르게 지나간다. 어찌 된 일인지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바꾼 미래는 ‘센티넬’의 존재뿐인 것 같다.

  영화 내내 나는 불편했다. 지칠 대로 지친 울버린의 모습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의 유전자로 탄생한 어린 소녀 ‘로라’의 학살에 가까운 전투 장면때문이기도 했고, 찰스와 로건의 마지막이 결코 편안하지 않았던 탓도 있을 것이다. 그들 다음의 새로운 돌연변이 세대(태어난 것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돌연변이)가 무사히 캐나다 국경을 넘었지만 어쩐지 개운치 않았다. 아직 20세기의 잔재를 청산하기에는 아쉬움이 크기 때문일까?

  다행인 것은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바꾼 미래가 하나가 아니라는 가정이다. 비록 휴 잭맨이 연기하는 로건은 볼 수 없을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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