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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Mar 21. 2017

[M.M.C] 42편/ 폭파범/ 리사 마르클룬드

Madam Mystery Cabinet No.42     

폭파범     

리사 마르클룬드 장편소설한정아 옮김     

 

 크리스마스를 약 일주일 앞둔 12월 18일, 스웨덴 스톡홀름.

 세 여자가 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사람이자 안니카 시리즈의 주인공인 안니카 뱅트손.

 30대 초반. 기혼이며 남편과 두 아이(아들과 딸)와 함께 스톡홀름 시내에 살고 있다. 직장은 신문사. 얼마 전에 사건팀 팀장을 맡았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선물을 풀고 크리스마스 햄을 먹을 예정이었다. 12월 18일 빅토리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폭발 사건이 일어나기 전 까지는 말이다. 

  그녀는 기자로서 재능은 물론 감각도 뛰어났으며 무엇보다 의지가 강했다. 작품에서는 스톡홀름이 하계 올림픽을 유치했고 그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실제로 스톡홀름에서는 1912년 제5회 하계 올림픽이 열렸었다.) 그 와중에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폭발 사건이 일어났고 한 사람이 사망했다. 안니카는 끈질기게 사건에 달라붙었다. 그럴수록 남편과 아이들에게 소홀해졌다. 남편과 번갈아 아이들을 유치원에 맡겨야 했고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야 했다. 장을 봐서 저녁을 만들고 아이들을 재워야 했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12월의 스톡홀름 거리는 밤새 내린 눈으로 미끄럽거나 낯 동안 녹아버린 눈 때문에 질척거렸다. 바람은 매섭게 불었으며 날은 차가웠다. 북유럽의 겨울이 실감 나게 다가왔다. 

  두 번째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안니카는 쉴 새 없이 뛰어다녔다. 뛰어난 감각으로 다른 누구보다 먼저 사건의 실체에 다가갔다. 하지만 동료들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녀가 사건팀장 자리에 맞지 않는다며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사람들. 젊은 여성인 그녀에게 사건팀장은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급기야 그녀를 골탕 먹이기 위해 헤드라인을 바꿔치기도 한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자꾸 약속을 어기게 된다. 가정도 일도 엉망진창이 될 것 같다. 


   크리스티나 푸르하게.

 60대. 스톡홀름에 하계 올림픽을 유치한 장본인이자 올림픽 조직 위원회 위원장. 

 12월 18일 빅토리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폭발과 함께 사망. 그녀의 흔적이라고는 현장 곳곳에 흩뿌려진 수백 개의 사체 조각뿐. 

  안니카에 의해 조금씩 드러나는 그녀의 과거.

  언론에 비친 크리스티나는 화려하고 멋지며 완벽한 여성상이었다. 그녀를 조금이라도 알았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고 슬퍼했다. 하지만 안니카에 의해 드러나는 그녀의 실체. 가족과 직장, 두 곳의 세상에서 모두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크리스티나는 남성들로 가득한 직장에서 성공을 위해 거침없이 달렸다. 남성 상사와 동료와 부하 직원들은 여성인 그녀의 성공과 업적을 결코 반기지 않았다.      

  

 베아타 에케셰.

 30대 초반. 빅토리아 올림픽 스타디움 건설 현장 총감독. 

그녀는 자신의 일에 전적으로 빠져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건축물을 좋아했고 그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학에서 설계와 건축을 전공하고 올림픽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경기장 설계와 공사 계획 수립을 맡아 하청 업체를 돌며 계약을 체결했다. 거의 대부분이 남성들인 공사 현장에서 그녀는 벽에 부딪힌다. 현장 각 부분의 팀장들은 그녀에게 엉덩이나 살살 흔드는 게 그녀가 할 수 일의 전부라고 몰아붙였다.     

  

  세명의 여성은 각기 다른 상황 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공통점이 있다. 

그녀들의 직장 생활이다. 특히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공간. 그곳에서 그녀들이 벌이는 생존 투쟁. 상황은 다르지 않았으나 대응 방식은 달랐다. 그래서일까?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그녀들이 선택한 운명은 완전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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