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P] 15편/ GETOUT

관객이라는 극한 직업

by 이야기술사

Madam Movie Poster No 15.

GETOUT

[2017년 5월 18일 개봉]

어깨는 물론이고 뒷목이 경직되어 풀리질 않는다.

옆에 사람이 없다면 땅이 꺼질 정도, 누군가 있다고 해도 신음소리를 감출 수 없다.

이유 없는 오한에 몸을 자꾸 움츠린다.

낯 기온 영상 26℃, 너무 춥다.

“위험한 영화다.”


흑백 화면의 포스터 한가운데 앉아 있는 주인공 크리스.

공포와 경악으로 가득한 그의 얼굴에서 유독 끔찍한 것은 그의 입이다.

영화를 보기 전까진 그의 비명소리가 들릴 것 같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포스터 속의 그는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포스터 속에서도 바깥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소리를 지르고 있는 크리스 자신에게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소리가 나오지 못하는 비명.

영화는 인상적인 오프닝과 음악으로 시작된다.

관객을 영화 속 장치로 끌어들이는 데 음악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오프닝 자막과 음악. 어딘지 의심스럽고 의뭉스러운 음악이 깔린다.

여가수의 속삭이는 목소리는 께름칙하고 오싹하기까지 하다.

그 순간 관객의 정신도 육체도 GETOUT의 세계로 소환된다.

극장 밖으로 나왔다.

태양이 눈부셨고

5월의 서울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찬란해 보였다.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안도했다.

내가 이곳에 있을 수 있어서.

특히나 2017년의 5월은 말이다.

이런 주제를 ‘공포’라는 장르로 풀어낸 감독에게 찬사를.

영화의 모든 장면, 매 순간 나의 공포를 자극한 것은 주제 때문이었다.

극한의 순간까지 몰고 가는 절묘한 주제와 형식의 만남. 무엇보다 이 '주제'가 해묵은 것이 아니라 현재의 것이란 것. 두 번에 걸친 오바마 시대 이후, 트럼프 시대. 어렴풋하게나마 미국인들이 느끼는 감정의 일면을 본 것 같았다.

104분이라는 상영 시간 동안 영화의 관객이라는 사실이, 혹은 사람이라는 자체가 얼마나 ‘극한 직업’일 수 있는지.

P.S: ‘[ ] 어떤 말로도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없다.’

전단지용 영화 포스터 뒷면의 위 문구처럼, 나는 영화에 대한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그냥 가서 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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