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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Sep 01. 2017

[달.쓰.반] 67편/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

작가들의 작가에게 듣는 글쓰기 아포리즘 (도서출판 다른)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문화 리뷰 No. 67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일명, 작가들의 작가들을 인터뷰한 시리즈 <작가란 무엇인가?>를 펴낸 도서출판 다른에서

또 한 권의 글쓰기 관련 도서를 출간했다. 지난 달 초에 출간된  책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에는

작가들의 작가에게 듣는 글쓰기 아포리즘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런데 작가는 어떤 존재일까? 이 책의 엮은이는 작가와 저자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 책에 인용한 조언들은 '저자(author)'가 아니라 '작가(writer)'의 말이라는 점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내 생각에, 저자라는 지칭어는 책을 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리킬 수 있는 반면

작가라는 지칭에는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예술가이며, 자기 자신을 쥐어짜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저자라는 말은 그 사람이 '하는 일'을 뜻하지만,

작가라는 말은 그 사람 '자신'을 나타낸다.

인류학자에서 전기 작가에 이르기가까지, 다이어트 전문의에서 금융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람이 저자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작가는 희소한 존재다.

(- 존 워커, <엮은이의 말> 중에서/p.6)




그렇다면 줄리언 반스, 커티 보네거트, 스티븐 킹, 어니스트 허밍웨이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전하는 글쓰기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뭐가 됐든 글을 쓰시고 별 볼일 없는 인간들이 지껄일 말들이랑 걱정하지 마시오
걸작이 나올지 아닐지도 신경 끄시고. 나는 91쪽짜리 쓰레기를 씁니다. 하지만 1쪽짜리 걸작도 쓰지요.나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애씁니다.개인적인 비극은 잊도록 하시오.우리네 인생은 처음부터 엉망진창이었고 특히 당신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부터 지옥을 맛봐야 했으니.
- 어니스트 허밍웨이, 1934년 F. 스콧 피츠 제럴드에게 보낸 편지에서 (P.27)


작가들의 작가라고 별다른 비법이 있는 게 아니다.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엄청나게 진지한 자세이며, 다른 하나는 안타깝지만 재능이다"(p. 145)라고 말하는 허밍웨이조차, 걸작이 나올지 아닐지는 신경쓰지 말고 일단 쓰라고 말한다. 91쪽짜리 쓰레기가 나올지, 1쪽짜리 걸작이 나올지는 써봐야 아는 일.


1845년, 영국의 샬럿 브렌터는 시인 로버트 사우디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이 작가로 쓸 만한 재목인지 물었다. 사우디는  '냉정한 충고'를 답신으로 보내왔다.

"문학은 여자가 하는 일이 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여성이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열심히 할 수록 문학을 위한 여유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업적이 될 만한 일로서도, 오락거리로서도 말이지요. 여성으로서의 소임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어서 받아들이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해서야 유명세야 대한 갈망도 덜해질 것입니다."

 브론테는 이 충고를 무시했고 자매인 에밀리, 앤과 함께 남성적인 가명으로 시집을 냈다. 그녀가 <제인 에어>를 출간한 것은 그 이듬해였다. (p.38)


작가들의 삶은 인정받거나 퇴짜 맞거나, 화려하거나 초라하거나, 극단만 있을 뿐 중간이 없다. 작가의 삶이란

감정적으로 소모가 심하다. 따라서 구태여 젊은 작가들의 용기를 꺾을 필요가 없다. 살면서 그럴 일이 많을 테니까. 서른 살 이하의 작가는 많지만 상당수가 중도 이탈한다.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어도 집중력을 유지하고, 스스로 규칙을 지키고,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거절을 당해도 오뚝이처럼 일어선다면 다른 이들을 넘어 설 수 있다. by 다이먼 애커먼 (p.39)


그런데 글이 안 써질 때는? 보들레르는 항상 취해 있으라고 말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은 술에 대해 단호하게 말한다.


와인의 단점은 단어를 생각으로 오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by 새뮤얼 존슨)


역량을 발휘해 글을 쓰려면 종합적인 어휘력과 전체 구조를 보는 예리한 감각, 그리고 내면의 울림과

흐름이 살아 있어야 한다. 또한 감각을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한데 자제력을 발휘하더라도 술을 마시면 이런 감각들이 무뎌진다. 술을 한두잔 들이켜야 진짜 이야기에 도달했다는 기분을 느끼는 작가는 많지만, 술로 인해 진짜 이야기를 말하는 능력이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작가는 많지 않다. (by 리타 매 브라운)


문체는 매우 민감한 것이다. 화이트 와인 한 잔만 마셔도 바로 문장 속에 나타난다. (by 존 치버)


처음에는 술을 한잔 마셨을 뿐이지만, 다음에는 술이 술을 마시고, 급기야는 술이 당신을 집어삼키는 법이지

(by F. 스콧 피츠 제럴드) P.43~45


글을 쓰다가 술을 퍼마시고 싶을 때는 용기가 없어지는 순간일 것이다.  거기에 대해 작가들은 뭐라고 말할까?

영화 <더 지니어스>의 주인공인 맥스웰 퍼킨스는 이렇게 말했다.


소설쓰기가 너무나 고된 까닭은

너무나 오랜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용기가 꺾인다는 건 나쁜 소식이 아니라 희소식입니다.

잘 해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진짜 소설가들이 쓰는 방식을 생각해보세요.

저는 크게 낙담하거나 절망에 빠진 순간을

겪어보지 못했다는 소설가는 단 한명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 낙담을 늘 좋은 징후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맥스웰 퍼킨스, 1937년 낸시 헤일에게 보낸 편지에서(P.60)


여자가 소설을 쓰려면 돈과 자신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버지니아 울프는 이렇게 메모를 남겼다.

소설이 형편없어서 절망적임. 이런 걸 어떻게 잔뜩 설레기까지 하면서 쓸 수 있었는지 모르겠음. 어제까지는 이렇게 생각했음. 오늘은 다시 좋게 보임. 이런 식으로 다른 책들에게 대해 다른 버지니아들이 남긴 메모는 바로 이점을 알려줌. 기복은 당연히 있는 법이고 신은 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P.60)


이 책을 읽다가 가끔 피식 웃음이 터질 때가 있는데, 누가 너한테 작가 되라고 등 떠밀었니? 니가 스스로 선택한 거야. 하기 싫으면 하지 마,  돈도 안되고 명예도 없어. 그런데도 작가 되고 싶다면 입 다물고 당장 글이나 쓰라고! 라는 단호한 태도가 느껴지는 작가들의 전언을 보면 그렇다.


당신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작가가 되라고 종용한 사람은 없다. 작가는 스스로 선택해서 작가가 된 것이다. 가는 길에 놓인 힘겨운 지점들을 침착하게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가끔 이를 갈아야 할 때가 있을지라도

(by 스탠리 앨린/p.65)


가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을 쓰고 싶은데 애가 다섯이고 직장도 있는 데다 아내가 구박해요. 부모님께 갚아야 할 빚도 많고요. 이런식이다. 난 이렇게대답한다. 그건 변명이에요. 글을 쓰고 싶으면 쓰세요. 당신 인생이에요. 책임을 져야죠.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기다리고 있지 마세요. 지금 시간을 만드세요. 일주일에 단 10분 만이라도 말이죠. (by 내털리 골드 버그/p.64)


회사도 갔다 와야 하고, 퇴근 후에는 설거지도 해야 하고, 집도 치워야 하고, 친구들의 그룹방에 대답도 해줘야 하고,  공사가 다망하지만, 래도 하루에  10분만이라도 써보자, 하고 책상에 앉았는데 막상 무얼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점점 인터넷 뉴스 기사를 찾아 포털 사이트를 어슬렁거리고 있는 하이에나가 되어 간다면?

글감은 어떻게 찾을까?


아이들을 연구해보십시오.

거기 수많은 시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 관해 쓰지는 마십시오.

인간에 대해 쓰십시오.

그에게 무엇이 남겨져 있는지,

그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떨어뜨린 것은 무엇인지 쓰십시오.

(by 찰스 부코스키, 1962년 바우만에게 보낸 편지에서/p.97)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언제고 좋은 아이디어들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해 마침내 글로 쓸 만한 것을 갖게 된다. 좋은 아이디어들이 단번에 또는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아도 걱정하지 마라. 기다리면 된다.

아무리 하찮게 보이더라도 사소한 아이디어들로부터 쓰기 시작하라. 그러면서 더는 자신이 게으르다고 자책하거나 외로워하지 마라.

(by 브렌다 유랜드/p.117)


책상에 앉아있는 순간이 더없이 고독하게 느껴진다면?

작가들은 그 순간은 어떻게 견뎌낼까?


글쓰기는 초조하고 불안한 작업이다. 글을 쓰려면 초조하고 불안한 상태를 견딜 수밖에 없지만,

보통 다른 사람들은 큰 돈을 들여가며 이런 일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by 셜리 해저드)


글쓰기가 안겨주는 고독은   ‥‥‥  대단히 두렵다. 광기에 가까워질 때도 있다.

어느 하루는 그냥 사라져서 모든 연락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by 네이딘 고디머)


타자기에 끼워진 백지가 주는 공포

(by 테네시 윌리엄스/p.103~104)


글쓰기 수업은 도움이 될까? 표절과 모방은 어떻게 다른가?


문예창작 석사 과정과 글쓰기 워크숍을 멀리 하라. 단기 워크숍은 가끔 효과적이지만,

글쓰기 수업에 너무 빠져들면 자신이 아니라 선생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한다

(by 수전 아이작스 /p.106)


작가 한 사람에게서 훔친다면 표절이지만, 여러 작가에게서 훔친다면 연구 조사다.

(by 윌슨 미즈너/p.107)


훌륭한 작가로 가는 최고의 방법은 좋은 글을 읽는 것이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런 다음 그 글을 어디서 읽었는지 잊어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by 진 파울러/p. 108)


한 가지 원칙만 따른다면 표절은 쉽고, 안전하며 보람까지 느낄 수 있다.

바로 자신의 작품을 표절하라는 것이다. 이는 범죄도 아닐뿐더러, 모든 작가는 자신의 마음 속에 이제껏

쓴 그 어떤 작품들보다도 섬세하고 정교한 언어가 숨어 있다고 믿고 있으므로, 대단히 만족스러운 작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가치 있는 표절은 자신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by 앨런 리치먼/p.108)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 (by T.S 엘리엇/P.108)


자,  이제  자신의 작품을 자가 표절했든 어쨌든 일단 뭐라도 썼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쳐야 할까.


가능한 자유롭고 빠르게 쓰면서 종이 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라.

전체 원고가 완성되기 전에는 고치거나 다시 쓰지 마라.

집필 도중에 퇴고하다 보면 대개 글쓰기가 진행되지 않는데에 대한 변명으로 이어진다.

(by 존 스타인벡/p. 117)


초고를 끝내자마자 퇴고하는 건 미친 짓이다. 아무 것도 창작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들게 한다.

지친 당신은 휴가를 가야 한다. 적어도 일주일은 원고에서 손을 떼라.

(by 케네스 에치디/p.119)


한밤중에 글을 쓰기 위해 잠에서 깨어났다 해도 뭘 바꿀 필요는 없다.

(by 솔 벨로/p.122)


퇴고까지 마쳤다. 이제 서랍 속에서 꺼내서 출판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름 없는 작가가 출판사에 무작정 원고를 보내서 책을 출판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by 에드윈 맥다웰/p.130)


규칙은 이러하다. 당신이 훌륭한 장편 소설을 썼다면 다들 당신에게 단편 소설을 써달라고 할 것이다.

당신이 훌륭한 단편 소설을 몇편 썼다면 다들 당신이 장편 소설을 쓰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 전에 당신이 어디선가 책을 출판한 적이 없다면 당신의 작품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by 제임스 미치너/p.130)


위대한 작가들에게 관해 전해지는 신기한 사연 중에는 거절 통지서로 벽 전체를 도배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스물다섯 번, 서른 번 거절당한 제안서나 초고가 출간되어 드물게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너무나 예외적이어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즉시 출판 업계의 전설에 등극한다.

출판사들의 게임에 동참한다는 건 졌을 때를 안다는 뜻이다. 신중히 선택한 편집자 열 명에게서 고르게

거절당했다면 그 다음 백명에게도 거절당할 공산이 크다. 아이디어를 다시 고민해보고 제안서를 고쳐쓰거나

원래의 아이디어를 버리고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by 존 보웰/p.133)


오늘은 8월 1일이다. 덥고 습한 날씨다. 비가 오고 있다. 나는 시를 쓰려고 한다.

하지만 거절 통지서에 적혀 있던 어느 편집자의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나니까 '비'라는 제목의 시가 온 나라 전역에서 쏟아져 들어 오고 있네요."

(by 실비아 플라스/p.133)


그 어디서도 책을 출판한 적이 없으므로 당연히 퇴짜를 맞았다. 그렇다면, 작가의 자질이 없는 걸까?


작가에게 분노란 물고기에게 물과 같은 것 (by 니키 조반니/p.144)


좋은 작가에게는 충격을 잘 견디게 만드는 쇼크 감지기가 내장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가장 필요한 재능이다. (by 어니스트 허밍웨이/p.144)


자, 이제 심기일전하고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무엇?


작가에게는 아무 일정도 없는 내일이 필요하다. (by 캐서린 드링커 보엔/p.144)


매력적인 작업 공간을 피해야 한다. 전망이랄 게 없는 작업 공간이 좋다.

상상력과 기억과 만나는 곳은 어둠 속이다. (by 애니 딜러드/p.144)


그림을 그리려면 도구와 작업실, 그리고 작업실 비용을 내줄 사람이 필요하다.

여자가 화가가 되기란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을 쓰는 작가에게는 연필과 종이,

그리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후미진 곳과 글을 쓰겠다는 욕망만 있으면 된다.

(by 페이 웰던/p.144)


자네에게 재능이 충분하다면 작가로서 배짱이 없어도

유행을 좇으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네.

재능이 없어도 유행만 따라간다면 어떻게된 된다네.

하지만 둘 다 없으면 확실히 어렵다네.

(레이먼드 챈들러, 1951년 칼 브랜트에게 보낸 편지에서/p.146)


예술가라면 인내심을 좀 기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항상 단박에 당신을 알아보는 건 아니니까.

(by 케이트 밀릿/p.146)


결국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고독이다. 내면의 위대한 고독.

(by 라이너 마리아 릴케/p.146)


갑자기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왜 써야 하지?


글쓰기는 타락과 같다. 처음에는 좋아서 쓰지만 그 다음에는 친구 몇몇 때문에 쓰고

나중에는 돈 때문에 쓴다. (by 몰리에르/p.196)


작가가 되는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돈이 필요해서. 둘째. 이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셋째 길고 긴 겨울밤 뭘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서.

(by 퀜턴 크리스프/p.196)


누군가는 셰예라자드처럼 죽지 않기 위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이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욕구 중 하나다. 죽음을 물리치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by 카를로스 푸엔테스/p.197)


이제 써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좀이 쑤셔서 다시 책상에서 일어나고 싶다.

매일,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은 어떻게 만드는가?


쓰고 싶지 않을 때에도 글을 써라. 쓰고 있는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도,

별로인 글만 쓰게 될 때에도.

(by 애거서 크리스티/p. 206)


무척 중요한 사실이니 강조해서 말하겠다.

새벽 4시에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으면 새벽 4시에는 반드시 글을 써라.

(by 도로테아 브랜드/p.208)


내가  글쓰기에 대해 들은 최고의 조언은 이 말이다.

"전화를 받지 마라"

(by 팻시 갈런/p.208)


이제 하루에 단 몇분이라도, 글을 쓰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럼에도, 작가의 벽에 가로막히게 된다면?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를 아무거나 틀어라.

(by 켄 올레타/p.214)


작가의 벽에 부딪힐 땐 어떻게 하냐고? 이혼 수당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글이 써진다. (by 딕 샤프/p.214)


나는 작가의 벽이 실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미처 여물지 못한 것을 시도할 때 이런 벽을 느끼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주제에는 그저 시간이 필요하다. 글로 쓰기 전에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by 조이스 캐럴 오츠/p.214)


그냥 무시하라. 말은 계속할 수 있는데 글이라고 계속 못 쓸 이유가 있는가?

(by 퀜틴 크리스프/p.214)


작가의 벽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책상머리에 앉아있으면 항상 써야 할 것이 떠오른다.

(by 리처드 포드/p.215)


아니, 이 작가님들 보시게나,  이분들은

작가의 벽에 한번도 부딪혀본 적이 없단 말씀이신가,

할 때쯤, 도미닉 던이란 작가가

차분히 내 마음을 진정시켜주었다.


나는 모든 작가가 해봄직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일기 쓰기라고 생각한다.

컴퓨터로 글을 쓴다면 컴퓨터로 일기를 써라.

작가의 벽에 가로막혔을 때, 일기는 매우 유용하다.

글을 쓰다 막힌 상태에 대해 써라.

자신이 느끼는 절망을, 실망스러운 재능에 대한 분노를 자기 자신에게 설명하라.

쓰고 있는 챕터나 장면에 대해 묘사하라. 챕터나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구이며

무엇에 대해 쓰려 하는지 자기 자신에게 설명해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써라. 날 믿어도 좋다. 일기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될 것이다.

(by 도미닉 던/p.213)


일기는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브런치에 끄적이는 것도 도움이 되려나? 그런데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독서를 하지? 그들의 독서법이 궁금해진다.


작가들에게 독서란 그저 이름뿐인 휴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이 그렇지만, 나는 책을 읽는 것이야말로 작가의 벽에 가로막혔을 때를

가장 잘 견디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작가 예를 들어 블라디미르 나브코프의 책을 읽으면 질투가 샘솟으며 피곤해진다.

반면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 작가인 로버트 에이먼을 읽으면 언제나 펜을 들고 싶어진다.

어떤 유형의 천재는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지만,

또 어떤 유형의 천재는 영감을 준다.

나는 유령이 나오는 소설이나 공포 소설에서도 큰 즐거움을 느낀다.

이런 소설을 수천 권은 읽었을 것이다. 가끔은 정말로 근사한 이야기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 역시 뭔가 뛰어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느낌을 들게 하는 책을 찾아낸다면, 나처럼 활용해보라.

(by 에이미 윌리스/p.218)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글 쓰는 법을 배울 생각이라면

위대한 작품만 읽으려고 하지 마라. 그런 작품들 발끝에도 따라가지 못하리라는

절망과 두려움에 빠져 글쓰기를 그만두게 될 테니까.

나쁜 작품도 많이 읽으면 좋다. 나쁜 작품을 읽으면 용기를 낼 수 있다.

이것보다야 내가 더 잘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위대한 작품을 많이 읽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덜 위대한 작품도 많이 읽어야 한다.

위대한 작품을 읽다보면 낙담하기 십상이다.

사뮈엘 베케트나 안톤 체호프만 읽다가는 책상을 물리고 웨스턴유니언 회사에서

전보나 처리하게 될 것이다. (by 에드워드 올비/p.158)


존 가드너가  이렇게 말한 게 기억난다.

"손에 넣을  있는 한 윌리엄 포크너를 모조리 읽게. 그 다음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닥치는 대로

읽게. 그래야 자네의 의식 체계에서 포크너를 몰아낼 수 있네." (by 레이먼드 카버/p.158)



이제,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마지막 조언이 남았다.


작가의 삶은 어머니를 안심시킬 수 있는 모양새는 아니다.

(by 리타 매 브라운/p.222)


아내가 작가 남편을 위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일은 타자를 대신 쳐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차단하는 것이다. 물론 아내가 작가라면 남편이 이 일을 맡아야 한다.

(by 퍼트리샤 하이스미스/p.221)


예술가는 결혼해서 좋을 게 없다. 고대인들이 말한 것처럼 뮤즈를 따르는 작가는

뮤즈 이외 아무도 섬겨서는 안 된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재능이 발전될 수도 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by 이반 투르게네프/p.223)


글쓰기에 관해 내가 들은 최고의 조언은 이것이다. 아이를 낳지 마라.

나는 이 조언에 따랐다. (by 리처드 포드/p.223)


뼈를 튼튼히 관리하도록 하게.

그리고 필요한 만큼 먹고 소화를 시키게.

상처를 입지 않은 것처럼 문학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네.

조용히 있으면서 공원 벤치를 즐겨찾는 것이 중요하지.

길을 걸으면서 그 모든 고통을 덜어내게.

(-찰스 부코스키, 1963년 존 윌리엄 코링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p. 224)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조용한 밤 혼자 물어보라고 말한다.


(p.225)


당신에게 조언을 해주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아무도 없다.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뿐이다.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라.

자신을 글쓰기로 이끄는 동기를 찾아내라.

그 동기의 뿌리가 자신의 마음 속 가장 깊숙한 곳까지 뻗어 있는지 살펴보라.

글쓰기가 자신을 거부하면 죽음이라도 불사할 것인지 생각하라.

이 모든 과정 전에, 조용한 밤 혼자 자문하라.


나는 반드시 글을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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