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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Oct 07. 2017

[오늘의휴가]32편/커피 내음 짙은 바다, 강릉

제9회강릉커피축제/강릉커피거리/강릉(안목해변)항/사천 등 강릉일원

"오늘" 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32

장장 10일에 달하는, 황금 연휴라 불리는 추석 연휴 전날.

회사 동료들이 조상 잘 만난 이들은 벌써 해외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는 말이 있더라고 했다.

반면 기나긴 연휴에 아무 계획도 없거나 어디 매여있어야 하는 사람들은

허탈함이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기사도 나왔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번 연휴에 별다른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뭐할거냐는 질문에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친구들이나 동료들 중에는 이번 추석 연휴 때 홍콩이나 일본, 베트남, 유럽 등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도 꽤 있긴 했지만, 올해 짧게나마 두번이나 해외에 갔다온 나로서는 또 비행기를 탄다는 것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별다른 계획은 없지만 심심하면 강릉이나 가볼까 해요, 라는 말을 했고

그 말을 하고 보니 국내 여행한지도 오래됐고, 

갑자기 바다도 보고 싶고,  기왕 바다보는 김에 강릉이 커피로 유명하다니까

향긋한 커피도 마시고 싶고, 라는 생각에

점점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니까 강릉 커피 축제 기간(2017년 10.6(금)~10.9(월))이라는 걸 알고 간 건 아니었지만,

때마침 강릉에 도착하니 곧 커피 축제가 열린다고 했다.

(방송에 나온 것처럼 서울->강릉 소요시간이 4시간이었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무려 두배가 걸렸다. 전례없이 긴 연휴 기간 때문인지, 아니면

뱅뱅 돌게 만든 내비게이션 탓인지 아직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예전에 지인들과 안목 해변을 짧게 나마 다녀간 적은 있었지만, 그땐 경유지였고, 이번엔 목적지가 되었다.

그 당시 기억으로, 카페에서 바라본 바다색깔은 영롱했고, 커피도 맛있었지만,

해변 전체가 카페로 가득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몇년만에 온 안목해변은 그야말로 카페 천국이었다.

숙소에 비치되어 있던 축제 팸플릿을 보니 스탬프 릴리 투어 안내가 나와 있었다.

강릉의 각 권역별로 커피 투어를 하고 스탬프를 받으면 기념품을 준다, 뭐 그런 내용인것 같다.

즉 커피축제 기간 중 스탬프 랠리 도장을 3개 이상 받으면 머그컵, 5개 이상이면 머그컵 2개를 

커피축제 행사장 인포메이션에서 교환해준다고 한다. 스탬프랠리 도장은 권역별로 다른 도장만 인정된다. 

*스탬프 랠리 투어 안내 

http://www.coffeefestival.net/contents.asp?page=148


*강릉커피지도(강릉항)

http://www.coffeefestival.net/contents.asp?page=103

강릉커피축제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산토리니 등 안목해변에서

스탬프 릴리 투어에 참여하는 업체의 리스트가 나온다.


하지만, 스탬프 투어 보다 안목카페거리의 출발이었다는 자판기 커피를 먼저 맛보기로 했다.

(가격은 보통 400원, 500원인데

오, 고속도로에 갇혀서 발생한 스트레스를 날려줄 만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맛있는 커피였다.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단순한 믹스 커피가 아니라고.

커피 자판기마다 커피맛이 다른데 그 까닭은 소위 자판기마다 바리스타가 숨겨져있다는 것.

아마 자판기마다 커피 제조 방식이 다른듯?

홈페이지의 부연 설명에 따르면 안목 강릉항의 커피거리는 강릉에서 나고자란 사람들에겐 특별한 추억의 장소라고 한다. 자판기 커피 한잔 뽑아들고 백사장을 바라보며 지난 세월에 젖거나, 사랑을 속삭이거나 혹은 버리거나 하는 그런 장소였다고. 바다를 보며 늘어서있던 수많은 자판기 커피는 이제 화려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카페로 변했다. 

그러나 거리의 모습이 변해도 커피 한잔의 추억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변하는 건 아닌모양이다.

(안목해변의 공영주차장이 모두 만차여서 뱅글뱅글 도는 자동차의 행렬들. 추석 연휴의 인파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

어쨌든 나는 일단 바다에 왔으니까 조개구이도 먹고, 술도 한잔 마시고, 해변에서 터지는 불꽃놀이도 구경한다음(여기까지는 계획대로 되었다)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출을 보고 싶었으나

휴대폰으로 확인한 일출시간 아침 6시 20분이 훨씬 지나도록 태양은 보이지 않는다.

비가 온다고 하더니, 해가 구름속에 가려진 것인가, 하며, 그냥 산책이나 하기로 마음 먹고

해변을 따라 쭉 걸었다.

아침에 본 안목의 바다는 몇년 전 한낮에 봤던 바다 빛깔과는 비슷한 듯 달랐다.

모닝 커피 한잔 하며, 해변을 따라 쭉 걸어서 소나무숲 입구까지 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급하게 숙소로 되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서 (시간)여건상  스탬프 랠리 투어를 하는 것은 무리이고,

(비오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싫고)

밥을 먹은 후 이 중에서 딱 한곳의 카페만 골라 간다면 어디를 갈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숙소에서 크게 멀지 않으면서, 우리나라 커피 1세대 바리스타로 유명한

커피명인 박이추의 커피공장으로 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이추의 커피공장은 사천 지역의 스탬프 랠리 투어 참가 업체이다.

*강릉커피지도(사천)

http://www.coffeefestival.net/contents.asp?page=29

이곳 커피공장은 알쓸신잡 강릉편에도 나오고, 

최근 밤도깨비 강릉편에도 나온 카페라고 하는데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본점은 강릉의 다른 곳(연곡면)에 있다고 한다. 

입구 뒤로 늘어선 어마어마한 대기줄을 보고,

그냥 갈까 싶었는데,  기나긴 줄은 테이크 아웃 줄이었고,

다행히 매장에서 마실 사람은 대기표를 받아 기다리면 된다고 해서

대기실 안으로 들어갔다.

대기표를 받아보니 우리팀에 앞에 아홉팀. 밥 먹을 때도 1시간은 기본으로 강릉에서 기다린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는 회전율이 빨랐다.

주문은 테이크 아웃이 불가능하다는 싱글 오리진 커피(핸드드립 커피)로 했는데, 매우 만족.

비 오는 건 여전히 싫지만

추석 황금 연휴의 막바지에 접어드는 어느 날의

비 오는  오후,

진한 커피 내음을 맡으며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즐기는 티타임은 생각보다 꽤 괜찮은 휴식이었다.

 

ps. 커피 투어 및 셔틀 버스 시간표 

http://www.coffeefestival.net/contents.asp?page=149

*커피 축제 행사장 안내 

http://www.coffeefestival.net/contents.asp?page=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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